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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추적>종교 아닌 종교...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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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월 27일, 러시아 정부가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교(Flying Spaghetti Monster·FSM)를 정식 종교로 인정했다. 지금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스파게티 맞다. 발상지인 미국은 물론, 네덜란드 정부 역시 2016년 1월 FSM을 정식 종교로 인정한 바가 있다.

#간략한 종교 소개

이 신을 믿는 자들은 파스타파리안(Pastafarian)이라 불린다. 교리에 따르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은 면발 뭉치와 위로 촉수처럼 나온 눈, 2개의 미트볼로 이루어져 있다. 참고로 이 종교 신도들은 자신들의 신을 ‘그’, ‘형’, ‘저거’ 등 여하간 뭐라 불러도 신경 쓰지 않는다 한다. 다른 종교와는 달리.

경전은 누구도 보거나 느끼지 못하는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만취한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천지를 총 4일에 걸쳐 창조했다고 전한다. 첫날에 산과 나무, 인간의 조상이 될 난이(midgit)를 만들고, 남은 3일간 우주의 나머지 것들을 만들었다 한다. 7일이 아닌 이유는 창조를 마치고 사흘 동안 숙취 때문에 쉬어서라 한다. 3일간 쉬었기 때문에 FSM 교회에서는 일요일이 아니라 금요일이 안식일이다.

조선일보

/인터넷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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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에선 천국과 지옥을 인정하는데, 이들은 천국엔 맥주와 스트리퍼 공장이 있지만 지옥에는 녹일 수 없는 냉동 파스타 창고가 존재한다고 가르친다. 다만 FSM은 자비롭기 때문에 불신자라 해서 지옥으로 보내진 않는다 한다.

복음도 있다. 최초 예언자인 ‘모지’ 선장이 FSM에게서 석판 10개에 적힌 십계명을 받았지만, 술에 취해 2개를 바다에 빠트린 통에 현재는 8개만 전해진다고 한다. 이하 전승 8계명이다.

1. 웬만하면 나를 믿는다고 남들보다 성스러운 척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나를 믿지 않는다고 마음 상하지 않으며 어차피 안 믿는 자들에게 하려는 말들이 아니므로 말 돌리지 마라.
2. 웬만하면 내 존재를 남들을 괴롭히는 핑계로 사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3. 웬만하면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나 행동 같은 것들로 그들을 판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4. 웬만하면 스스로와 파트너에게 해가 되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5. 악의에 찬 다른 이들의 생각을 공격하려면 웬만하면 일단 밥은 챙겨 먹고 했으면 좋겠다.
6. 웬만하면 내 신전을 짓는데 수억 금을 낭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더 좋은 데 쓸 데가 많다.
7. 웬만하면 내가 임해 영지를 내린다고 떠들고 다니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웃을 사랑하랬다. 좀 알아먹어라.
8. 상대방이 싫어한다면 웬만하면 남들이 너에게 해주기 바라는 대로도 남들에게 하지 마라. 상대방도 좋아한다면 상관없다.

#실상은

이쯤 되면 알겠지만, 혹은 처음부터 눈치 챘겠지만, FSM은 창조설 신봉자들을 비꼬려 만든 패러디 개념이다. 기존 종교와 동등하게 보기까진 어렵지만, 여하간 일부 나라에서는 종교로 인정하니 종교라 볼 수도 있긴 하다.

지난 2005년 즈음 미국 캔자스 주에서 교육위원회를 비롯한 창조설 신봉자들이 공립학교 생물학 수업에서 지적설계와 진화를 동등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이에 물리학 석사 학위 소지자인 바비 헨더슨이 지적설계자(지적 능력을 지닌 절대신)를 가르치는 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를 섬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박한 것을 계기로 FSM이 생겨났다. 어차피 실체를 알 수 없는 신을 섬길 바에야, 그게 사람 형상이건 스파게티 뭉치건 알 게 뭐냐는 논리였다.

여하간 앞서 말했듯 FSM은 네덜란드와 러시아 정부로부터 공식 종교로 인정받는 등, 제법 빠르게 세를 확장하고 있다. 위 설명들만 놓고 보면 뭔 장난질인가 싶겠지만, 정말 종교로서 진지하게 믿는 사람도 적잖다 한다.

애초에 멀쩡한 나라들 정부에서 공인했다는 것 자체부터가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특정 개념을 종교로 인정한다는 건 통념상 기행으로 비치는 일도 종교 활동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이 때문에 아무런 고민 없이 종교를 공인해 주는 나라는 없다.

예를 들어 FSM에서는 국수 건지는 도구가 경건한 종교 제례물로, 이를 머리에 쓰는 건 교리상 종교활동에 속한다.
조선일보

/인터넷 캡쳐

그리고 지난 2015년 미국 매사추세츠에 사는 한 여성이 이런 사진을 운전면허증 증명사진으로 제출했다. 본디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에 쓸 사진은 모자나 두건 등으로 얼굴과 머리를 가려서는 안 된다. 의료 혹은 종교적 이유가 아닌 한. 그리고 앞서 말했듯, 저건 FSM에서 종교활동이다.
조선일보

/인터넷 캡쳐


그리하여 이 여성은 결국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다. 정부가 FSM을 종교로 인정하고, 국수 건지개를 뒤집어쓰는 걸 종교행위로 용인한 것이다. 양키 형님들이 달리 우리보다 유쾌해서 이 사진을 눈감아준 게 아니다. 나라에서 종교로 간주하니 그에 따랐을 뿐이다.

아무튼 이 FSM은 한반도에도 세를 뻗쳐오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포스텍에서 FSM 동아리를 창설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종교 동아리의 강렬한 반발로 무산됐다 한다. 이미 페이스북에는 FSM 한국지부 페이지도 있다. 물론 위세가 출중하거나 활동이 활발한 수준은 아니지만, 어차피 FSM을 종교로 공인한 나라도 초반에는 비슷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추이를 지켜볼 일이다.

[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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