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상당수도 폐지 반대 입장

호주제 및 동성동본 금혼법 철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족법 관련 개정안이 현재 국회 법사위에 상정돼 있지만 정작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호주제 폐지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제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앙일보 인터넷신문(www.joins. com)이 지난 12월 28일부터 1월 4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호주제 폐지를 반대하는 사람이 찬성하는 사람의 2배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총 3,621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서 네티즌들은 ‘여야가 호주제 폐지에 전격 합의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65.95% (2,388명)가 ‘호주제 폐지 합의에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호주제 폐지 합의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1,233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34.05%에 그쳤다.

인터넷 포탈사이트 야후코리아미디어(http://kr.news.yahoo.com)가 지난달 9일부터 28일까지 네티즌 23,29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2% (14,432명)가 ‘호주제 폐지를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36%(8,382명)만이 ‘호주제 폐지를 찬성한다’고 말했다.

호주제 폐지를 주도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도 지난 11월 29일부터 자신의 홈페이지(www. eye21.or.kr)에서 호주제에 관한 국민의 여론을 조사하고 있다. 17일 현재 응답자 700명 중 557명(79.6%)이 ‘호주제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20.1%인 141명은 ‘호주제는 시대에 맞지 않는 잘못된 제도이므로 폐지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호주제폐지반대 천만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정통가족제도수호범국인연합(상임공동대표 백진우·이하 정가련) 인터넷 홈페이지(www. guard.or.kr)에서는 17일 현재 ‘호주제를 현재대로 둔다’는 의견이 3,590명(36.5%)으로 가장 많았고 ‘호주승계 등 일부 수정’(32.5%) ‘친양자제 등 대폭 수정’(21.9%) ‘호주제를 폐지한다’(9.1%)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정법률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민우회 등 일부 여성단체들이 그동안 주장해 온 것과 달리 여성의 상당수도 호주제 폐지를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자 호주제폐지반대 전국여성본부 본부장은 “호주제 폐지론자들은 여성이 대부분 호주제 폐지를 지지한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그 통계에는 많은 의혹이 있다”며 “오히려 대다수의 일반 여성은 이를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자 성균관 여성유도회 중앙회장도 “현행 호주제는 성(姓)씨를 대표하는 의미 이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호주 계승은 남성만이 아니라 여성에게도 열려 있어 반인권적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가련 가족법대책위원장 구상진 변호사는 “호주제 존속은 가정과 가문, 나라와 민족 전체의 버팀목으로 대다수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국회에서 정략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대대적인 국민적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며 “호주제 폐지는 수도 변경에 못지않은 중대사로서 국민투표 수준의 특별한 합의 없이는 결코 허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영 기자  so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