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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고찰

운영자 2009.12.07 09:30 조회 수 : 1327 추천:150

“지능적인 폭압체제… 사회모순 키워 투쟁사회로 돌아갈 것” [2009.12.04 제788호]
[특집1] 권력의 독주시대, 다시 리영희 선생에게 듣는다…
팔순 앞둔 ‘참지식인’의 시대 진단과 제언
▣ 안수찬 임지선 류우종
» 리영희 선생
리영희 선생이 팔순을 맞았다. 12월2일이 그의 생일이다. 1929년 평북 은산군 북진면에서 태어난 그는 일제·해방·한국전쟁·독재·민주화의 시기를 살아냈다. 그저 생존한 것이 아니라 앞서 각성해 시대를 이끌었다. 얼마 전부터 팔순을 축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사람이 많았으나, 선생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며 뜯어말렸다. 그래도 그를 기어코 불러내어 곱씹으려는 이들이 있다. 12월 중순, 선생의 삶이 주는 의미를 오늘의 상황에 대입해보는 <선생 리영희>(가제·사계절출판)가 발간된다. 지식인, 언론인 등 10여 명이 글을 모아 각 분야에 남겨진 선생의 자취를 재해석한다.

생일은 조용히 치를 예정이다. 낮에는 서울 모처의 냉면집에서 가까운 지인들과 식사 자리가 예정돼 있다. 저녁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그저 묵묵히 지내려는 선생을 굳이 찾아갔다. 11월26일 오전, 경기 군포시 산본 자택에서 2시간 동안 인터뷰했다. 권력의 독주가 오만한데, 지식인과 언론인은 제구실을 못 하는 2009년, 리영희의 실존을 꼭 확인하고 싶었다. 그는 오늘의 우리에게 누구인가.

-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 글쎄, 나이 먹는 게 축하할 일에 해당하는지 모르겠구먼.

- 후배들이 자리를 만들겠다는데 사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내가 한 일이 별로 없는데도 내 환갑과 칠순 잔치를 크게 사회적으로 해주었어요. 그것도 황송하고 고마운데, 팔순이라고 세 번이나 연속해서 공개적으로 크게 잔치를 한다는 게 나로서는 가당치 않은 일이지. 그럴 만한 무슨 일을 했느냐는 자기반성도 있었고.




- 지난 7월 인권연대 10주년 행사에서 “이명박 정부가 파시즘 초기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씀하셔서 사회적 논쟁이 일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선생님의 글과 말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파시즘을 학문적·이론적으로 엄격하게 규정하면서 말했다기보다, 과거 파시즘으로 진행한 여러 나라의 경우를 비교하면서 이야기한 것이지요. (지금 상태가) 과거 이탈리아, 독일, 일본 등 1930년대 말 파시즘 국가가 겪은 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이지요. 완전히 파시즘이 됐다는 것은 아니고 그 초기 단계로, 상당히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으로 가고 있지요.

- 그럼, 현재 국내 사정에 대해….

= 아니, 난 사회문제 이야기 안 해요. 내 건강을 유지하기도 힘들어. 난 지금 병을 치료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갖는 것이 주된 일이에요. 앞으로 몇 년 더 살지 모르지만…. 난 (국내 문제는) 관심없다고.

- 군사정권 시절, 선생님은 반공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새로운 인식지평을 열었고 그 때문에 당국에 ‘의식화의 대부’로 낙인 찍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중국 혁명과 중국 사회주의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연구했는데, 1990년대 들어서는 “자본주의 개방 이후 중국은 내 연구의 몫이 아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일부 보수 논객이나 학자들은 진전된 연구를 내놓지는 못하더라도 과거 중국 문화혁명에 의미를 부여한 일에 대해선 스스로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합니다.

» 리영희 선생과 부인 윤영자씨가 경기 군포시 산본 자택 응접실에 나란히 앉아 포즈를 취했다(오른쪽).

= 역사는 일직선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에요. 중국도 마찬가지야. 4천 년에 걸친 경제적 빈곤의 상태, 민중의 가난한 상태를 사람이 먹고살 수 있는 상태로 발전시키려고 지금 자본주의적·물질주의적인 단계를 거치고 있어요. 그런 와중에 자본주의적인 부정부패, 비인간성, 자본주의 자체의 이기주의적·비도덕적 등 제반 사회상이 드러나고 있지. 이에 대해 과거(사회주의)로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는 운동이 새롭게 학자들 사이에서 토론되는 단계에 들어가고 있어요. 이것이 문화혁명이 생각했던 그런 가치란 말이야. 그게 말하자면, 변증법적인 사회변동의 원칙인 거요. 그렇게 안 될 수 없지.

- 과거 군사정권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재는 불가피했다고 주장하는 것 아닌가요.

=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놓친 사실이 있어요. 박정희 정권은 그냥 집권을 한 것이 아니라, 18년 동안 1인 독재자가 사실상 계엄령 아래서 나라를 지배했어요.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반공주의의 최악의 형태라고나 할까. 18년간 일체의 법률적·국민적 비판이나 반대 없이 마음대로 국력을 쓴다면 그런 경제성장을 못 이룰 사람이 있을까. 계엄령 아래서 아무런 반대 없이, 극악한 반공주의로 국민의 사상적·지적·정서적 발전을 억압하면서, 오로지 경부선을 까는 방식의 경제발전만 추구했는데….

-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를 자본주의의 이기주의적 토대가 붕괴하는 신호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 워낙 거대한 문제라서 단정하기 어렵지만, 크게 보면 200년 동안의 자본주의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자기모순이랄까, 비인간적인 경쟁주의, 약육강식의 잔인성 같은 것을 제거하지 않으면 자본주의 자체를 유지할 수 없는 단계까지 온 것이에요. 특히 자본주의의 병폐를 치유할 수 있는 사회주의의 동시적 진행이 없다면, 그때의 자본주의는 가장 악질적인 자본주의일 수밖에 없지. 1930년대 세계 경제공항과 이번 파괴적 공황이 왜 모두 미국에서 일어났겠는가. 사회주의를 갖고 있지 않은 미국 자본주의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거지요. 유럽의 문명국가에는 100년을 넘는 사회주의 전통·사상·정책·철학·생활양식이 있어요. 물질의 추구에 대응하는 가치가 있었지. 그러면서 인간과 경제가 균형을 잡았는데, 오로지 문명국가 중에 미국만이 사회주의가 없어요. 사회주의를 공산주의로 착각하고 일체의 사회주의적 가치를 말살했어요. 미국에 사회주의 정당이 없기 때문에 오직 돈 가진 자들이 자기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만 사회정책과 정치를 움직여왔거든. 사회주의 없이는 미국 꼴이 돼요. 한국인이 미국에 대해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는데, 미국은 문명국가 중 가장 야만적이고 뒤떨어진 사회라고.

- 선생님은 공산주의를 유토피아적인 것으로 보고 사회주의와 구분해서 쓰면서도, 사회주의 자체를 지지하는 게 아니라 사회주의를 통해 치유되는 자본주의를 이야기하십니다.

= 인류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한 기본 요소인 경제발전은 자본주의적 방식을 토대로 하되, 여기에 인간적 가치, 정신적 행복 등을 가미해야지요. 두 개의 상이한 가치를 공존·융합시켜 변증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사회를 생각하고 있어요. 사회민주주의랄까.

- 그런 것을 추구하는 정치권력이 한국에는 없었지요.

» 선생은 최근에 독파했다는 프랑스어판 <레미제라블>을 꺼내 보여줬다.

= 이승만 정부 이후, 과거 민족 이익을 배반하고 지배적 외세에 충성을 다했던 세력과 개인이 기득권과 생존을 보존하려는 본능적인 투쟁, 자기 방어의 방법으로 ‘반공’이란 걸 택했단 말이지. 제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반공으로 몰아서 어떤 인간적 가치도 거부했어요. 거부할 뿐만 아니라 말살할 상대로 봐왔고. 내가 지금이 파쇼의 초기 단계라고 한 것도 그런 세력이 사회를 지배해나갈 때를 말하는 거예요. 거기에다 좀더 지능적이고 현대적인 방법론을 갖춘 정치세력이 등장했지. 과거 전두환 시대까지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이룩하려고 한 것을 지금 이 정권과 그 정권을 옹호·지지하는 세력은 아주 뛰어난 현대적 기술과학·사회과학적 두뇌를 갖고 좀더 부드럽고 보기 좋게 겉치레하고 있어요. 노골적인 폭력이 아니라 그 폭력의 외모를 온갖 현대적인 단어로 겉치레하는 것이지.

- 국제 정세에 대한 안목을 바탕에 두고, 현실의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지식인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 비판적 지식인이 완전히 사라졌겠어요? 있기야 다 있는데 형태가 달라졌겠지. 지식인이 대상으로 삼는 사회가 달라졌으니까, 지식인들도 조금 달라져야겠지요. 다만, 물질적으로 풍요해질수록 정신적 순결성이 조금 덜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 정권이 지금 취하고 있는 목표와 가치를 보면, 반드시 사회모순이 필연적으로 싹트고 그것이 계속 자라고 커지고 그런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더욱 커지면서 투쟁 사회로 또 돌아갈 거예요. 그런 과정을 또 지식인이 선도할 수 있고 선도해야 할 겁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좀더 나은 사회를 지향하는 지식인 본래의 존재 가치가 부정되니까 결국 하게 되는 거지. 그런 지식인이 생겨나고 자라고 힘을 기르고, 투쟁은 격렬해질 거고 그런 과정을 거칠거예요.

- 사회 모순이 커지는 가운데 새로운 지식인이 탄생한다는 건가요.

= 그렇죠. 언제나 그런 의식을 가진 지식인은 있게 마련이에요. 또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우리가 걸어온 국민적 투쟁의 각성과 의식화, 자기 존재와 권리에 대한 인식의 확대 등의 에네르기가 완전히 사라질 수 없어요. 그걸 ‘역사적 기억’이라고도 하는데, 그걸 부정하는 압력이 작용할 땐 거기에 반발해서 더욱 힘있는 지식인이 생겨날 것으로 봐요. 다만 과거처럼 폭력에 대해서 똑같은 양과 질의 폭력으로 대항하는 단계는 지났지. 이제는 과거의 폭력적인 자기주장을 넘어서, 그 폭발적 에네르기를 좀더 합리적이고 유연하면서 지적인 방법으로 표출하고 있지. 박원순 변호사가 하는 시민운동 같은 것은 과거 폭력적 사회에선 먹혀들지도 받아들이지도 않았을 거요. 내가 여러 단체의 회보를 받아보는데, 맨 뒷장에 있는 후원회원 명단을 볼 때마다 놀라요. 그건 돈의 표시가 아니라 운동에 대한 정신적인 동조감, 지원감이지. 그런 것을 보면 굉장히 희망적이라고 봐요. 이런 것이 겹치고 쌓이면서 이뤄지는 것이 지금부터의 투쟁이지. 과거처럼 폭력에 폭력으로 싸우던 방식은 다분히 수정될 수밖에 없지 않나.

- 언론인의 쇠락은 지식인보다 더한 것 같습니다.

= 다른 분야에 비해 (언론이) 조금 더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지금보다는 좀더 정기를 유지해야 하지 않겠나. 사실 기자들이 말이야, 골프 대접 받고 룸살롱 가서 술 마시는 거 안 해도 된단 말이야. 그걸 해야 취재가 된다며 구차스럽게 그러지 말고 많은 기자들이 좀더 깨끗하고 반듯하게 기자답게 기자 본연의 자세와 본래의 목적에 조금 더 충실한 인간적인 태도를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식민지 시대의 기자처럼 지사가 될 필요도, 그런 걸 요구할 수도 없지만, 지금의 기자들이 받는 월급도 상당한 수준이예요. 한국의 여러 직종 중에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의 돈을 받고 있지. 그렇다면 굳이 부패하고 타락해야 먹고사는 것 아니니까 직업적 품위를 반듯하게 세우는 마음가짐이 있으면 좋겠어요.

- 한겨레신문사 사람들은 그만큼의 돈도 받지 못하는데요. (웃음)

= 같은 직종에서 월급 차이가 나는 것은 그 직종 사회 내부의 불평등이니까, 잘못이긴 하지. 그런데 한겨레신문사의 월급과 조선일보사의 월급이 같을 수 없는 것은 사회의 큰 모순 때문이잖아요. 특정 개인과 집단이 경제력과 권력을 독점해서 시민들과 나누지 않은 결과이지. 그러니까 사회를 개혁해야 돼요. 시민단체를 포함한 광범위한 시민의 의식 발전에 달려 있어요. 그걸 추동하는 것이 <한겨레>인데, 그 과정에서 종업원이 감수해야 하는 불이익은 참 안됐지. 부당하지만, 그게 한국 사회의 현실이지.

» 인터뷰를 마친 취재진을 부부가 배웅하고 있다. 아파트에선 드물게도 자택의 문 옆에는 문패가 걸려 있다.

- 기자 시절, 엄청난 양의 책을 독파하셨는데요.

= 원어로 된 국제관계 자료를 포함해 하루 30~40페이지씩 읽었어요. 어떤 날은 하룻밤에 책 한 권을 다 읽기도 하고. 그때는 밤 새우는 것이 어렵지 않던 원기왕성한 때라 밤에 읽기 시작해서 아침까지 한 권씩 읽기도 했지. 얼마 전에 프랑스어판 <레미제라블>를 다 읽었어요. 두 권짜리 1800페이지를 1년 동안 읽었지. (그가 보여준 프랑스어판 책에는 모르는 단어를 찾아 해석한 메모들이 가득했다.) 술도 많이 먹고, 방탕도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하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고 아무튼 열정적으로 살았어, 허허.

- 이제 조금 가벼운 질문 드리겠습니다.

= 진작 그랬어야지. (웃음)

- 선생님은 깐깐하고 엄하시지요. 식구들한테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압니다. 지금은 다른가요.

= 달라졌지. 안 달라질 수 있나. 나이가 있으니, 나이가 든 사람이라는게 육체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이성적으로도 약해지게 마련이예요. 다만, 자식들하고 잘 융합되는 편은 아니야. 그게 나로서는 굉장한 슬픔이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게 아니라, 서로가 마음이 녹아들어 단란하게 지내지 못한다는 것이지. 나는 아이들을 보듬어안고 오냐오냐 그러지 못했어요. 그런 게 아이들 잠재의식에 있으니까, 그게 완전히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지. (그의 두 아들은 컴퓨터 엔지니어와 의사로 각각 일하고 있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거쳐 12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딸은 결혼해 주부가 됐다.)

- 부인도 평생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 함께 여행도 다니고 잘하려 했는데, 2년 전에 아내가 대장암 수술을 받았어요. 그 뒤로는 오직 병 치료에만 전력을 쏟아야 했지. 나 또한 2000년 뇌출혈 이후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되어 겨우 조금씩 걸어요. 2년 전 아내가 수술받을 때, 내 마음속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5년으로 잡았어요. 앙코르와트를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 가고 말았어요. 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이제는 못 하지. 우리 세대는 (애정) 표시를 별로 안 해요. 그냥 살아가면서 이심전심으로 알아주는 거지. 그게 하나의 생활양식이라 생각했어요. 그저 자기 전에 기분 좋은 일 있으면 아내 방에 가서 “잘 자요” 인사하면서 한번 포옹하는 거지.

- 그러면 부인은 뭐라고 하시나요.

= 그걸로 끝이야. (웃음) 우리의 부부생활은 물과 같아. 달콤한 술과 같지 않고.

- 2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는데도 안색이 편안하십니다.

= 내가 이름도 모르는 자질구레한 신체적 지장을 갖고 있지만, 참 다행한 것이 소화기관이 좋다는 거예요. 입으로 먹으면 배설까지 아무 탈이 없어. 그것이 내 건강을 유지해주고 있지. 그런데 이게 원래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야. 위에 구멍날 정도로 좋지 않았는데, 박정희하고 전두환이 감옥에 처넣는 바람에 그 안에서 일정한 질과 양의 밥을 먹고, 정신적으로 다 털어버리고 책이나 보다가 운동하는 생활을 몇 년간 하니까 다 나았어요. 전두환과 박정희가 나를 치료한 셈이지. (웃음) 그래도 글쓰는 것은 어려워요. 얼마 전에 한승헌 변호사 자서전에 200자 원고지 1장 분량의 글을 써달라는 거예요. 오랜 친구니까 꼭 쓰려 했는데 며칠을 밤새우며 문장을 이리저리 바꿔도 안 되겠더라고. 스트레스만 받고 혈압도 올라가고. 결국 못 썼지.

선생이 사는 아파트 문에는 문패가 걸려 있다. 아파트에 문패는 드물다. 선생은 그것이 “인간의 획일화, 비인격화를 거부하는 마음의 표시”라고 했다. “군대에서는 군번이 나를 대신했고, 형무소에서는 죄수번호가 나를 대신했어. 나는 번호라는 것을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나는 번호가 아니라 리영희라는 사람이라는 표시야, 저게.”

집 뒤편 수리산을 오르내리는 ‘수직운동’은 못 하고, 그저 평탄한 오솔길을 걷는 ‘수평운동’만 한다는 부부는 카메라 앞에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서로 마주 보시면 더 좋을 텐데요.” 선생의 팔순보다 더한 삶을 살았을 부인 윤영자씨가 말한다. “하하하, 밤낮 보는데, 뭘.”

» 리영희 선생이 걸어온 길

글 안수찬 기자 ahn@hani.co.kr·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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