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룹바벨선교회

extra_vars1 http://weekly.chosun.com/wdata/html/news/200406/20040623000017.html 
extra_vars3  
extra_vars4  
extra_vars5  
extra_vars6  
 

러시아 푸틴, 각국 정상들 ‘수시로’ 만나

부시와 가족 문제까지 논의… 시라크·슈뢰더·베를루스코니 등과는 서로 이름 부르는 ‘친구’

러시아 외교는 탄탄대로다.

지난 5월 블라디미르 푸틴(Putin) 대통령 집권 2기가 시작됐지만 외교에는 별 장애가 없다. 러시아 외교정책이 미국과 나토가 아닌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둘 정도로 러시아 외교틀이 변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집권 1기(2000~2004)를 통해 대내적으로는 경제를, 대외적으로는 외교를 우선정책으로 국정 최대 목표인 ‘강한 러시아’를 구축했다.

푸틴 대통령의 외교는 실리(實利)를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주의다. 핵무기 폐기 협정에서 보듯 미국과도 지나친 경쟁보다 국익 차원의 외교에 집중해 왔다. 80여년 동안 적으로 지내온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도 전략적동반자 관계를 맺고(스룹바벨:이것이 정치적 궤휼임을 알아보는 자가 몇이나 될까?) 국제 사회 메인스트림에 동반하게 된 것도 그의 탁월한 리더십의 결과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러시아 대통령은 매일 각국 정상과의 만남이 있을 정도로 바쁜 직책이다. 외교에 치우친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재임기간 동안 러시아 대도시 방문도 하지 못할 정도다. 그러나 국민들은 매 정상회담 때마다 당당하고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 그의 모습에 만족해하고 있다.

▲ 작년 9월 캠프 데이비스 별장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과 환담 중인 푸틴 대통령.


휴가 때는 ‘정상’끼리 가족 모임도

푸틴 대통령은 가장 최근 미국에서 열린 G8(선진8개국) 정상회담(6월 8~10일)에 다녀왔다. G8은 선진7개국이 주도했던 모임으로 선진7개국+러시아라는 표현으로 러시아는 왠지 소외당해온 느낌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러시아 경제가 살아나며 선진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당당한 대열에 합류되고 있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방문 동안 부시 대통령과 크로퍼드 목장을 찾아 이라크 사태, 에너지 문제를 포함한 국제 정세뿐만 아니라 가족 문제 등 개인사와 신변잡기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제 그들은 서로를 친구라고 서슴없이 표현한다.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슈뢰더 독일 총리는 절친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며 공동전선을 형성한 데다 미국이 아닌 유럽국가 정상이라는 테두리 등 그들을 묶는 요소들도 있지만, 서로가 이름을 부르는 친구 사이가 된 것은 신뢰가 동반된 것임은 당연하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도 마찬가지다. 이러다보니 상대국이 곤경에 처하면 즉시 지원을 하는 관계가 됐다. 이들 정상들은 국빈이나 실무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틈만 나면 만나고, 휴가 동안에는 개인적으로 서로의 관저에서 가족들이 시간을 같이 보내기도 한다.

이들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국익을 위해 수시로 만나고 전화는 일상처럼 자주한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4월 재선되자 가장 먼저 전화를 해온 것도 이들 정상이었고, 가장 먼저 러시아를 방문한 정상들도 이들이었다.

집권 초 베일에 가려있었던 푸틴 대통령이 국제 외교가에 강한 인상을 심은 것은 2001년 독일 방문이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이 독일의회 연설을 완벽한 독일어로 하자 독일의회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가 술렁였다. 그간 러시아 정상들이 보여줬던 나약한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한순간에 능력있는 지도자로 등장한 것이다. 당시는 러시아 국민들도 자국 지도자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정도였다. 강인한 인상에다 카리스마를 갖춘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장에서 상대를 압도하려기보다 대화 중에도 먼저 농담을 던지는 등 적당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집권 초 언론과의 회견에서도 독설을 퍼부어 구설에 올랐지만 날이 갈수록 세련된 언변으로 언론과의 갈등도 말끔히 씻었다. 해외 정상과 국민들 앞에 스스로 유도복 차림으로 등장해 시범을 보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능력을 보여주는 대통령으로 자리했다.


푸틴 대통령 2004년 상반기 주요 정상회담 일정

● 쿠츠마 우크라이나 대통령(3월 17~18일)

● 코피 아난 나토 사무총장(3월 19일)

● 슈뢰더 독일 총리(4월 2일)

●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4월 3일)

●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담(5월 14일)

● 러·유럽연합(EU) 정상회담(5월 21일)

● G8(선진7개국+러시아) 회담(6월 8~10일)

●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6월 16~17일)

● 러·나토 정상회담(6월 28~29일)

모스크바=정병선 특파원(bs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