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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지개 우렁찬 북극곰…올해 세계1위 산유국 된다

운영자 2004.03.18 20:43 조회 수 : 2110 추천:295

extra_vars1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401/2004010803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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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성장센터 'BRICs'] ②러시아
기지개 우렁찬 북극곰…올해 세계1위 산유국 된다
원유,가스값 올라…5년연속 高성장


▲ 푸틴 대통령
‘북극곰’ 러시아 경제의 기지개가 우렁차다. 러시아 정부와 언론 등이 내놓는 새해 경제 전망은 온통 장밋빛 일색이다.

수도 모스크바. 옛 소련이 붕괴한 지 13년이 지난 지금 완전 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시내 중심가는 네온사인이 화려한 모습을 밝히고 있고, 도시 외곽에 자리잡은 ‘메가’와 ‘메트로’ 같은 대형 쇼핑몰은 쇼핑객들로 북적거린다. 트베르스카야 거리엔 고급 브랜드의 명품과 명차 전시장이 들어섰다.

모스크비치(모스크바 사람)들은 “모스크바에서 변하지 않은 것은 ‘레닌 언덕’뿐”이라고 조크를 던진다. 레닌 언덕은 그대로지만 그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시내 전경과 스카이 라인이 몇 년 사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러시아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혈안이 됐고, 러시아는 외국인들의 투자 대상으로 자리했다. 러시아는 국제 투자자금의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새해 러시아 경제는 ‘파란 불’이다. 무역수지, 성장률, 외국인 직접투자 모두 직진(直進) 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은 6.7%(추정)에 달했다. 무역수지는 500억달러 흑자(추정)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외환보유액은 750억달러에 육박했다.

유가와 가스값 상승으로 러시아는 자원 대국의 이점을 마음껏 누렸다. 러시아는 지난 99년 이후 5년 내리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98년 경제위기를 겪었다는 흔적은 지금 러시아 경제 어디서도 발견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중국을 뒤쫓는 또 하나의 ‘경제 공룡’으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모스크바 사무소의 권구훈 부소장은 “러시아 경제 규모가 내년이나 내후년쯤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1998년 경제위기 당시 러시아의 GDP(국내총생산) 규모는 1700억달러 정도로 한국의 3분의 1 수준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 러시아의 GDP는 4500억달러 수준에 육박, 한국(5000억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 작년 9월 러시아 코스모스 3M 로켓의 발사 장면. 이 로켓은 한국·터키·영국·나이지리아의 위성을 싣고 있었다. /조선일보DB사진
새해에도 러시아는 전투기 등 첨단무기와 우주선·로켓 등의 첨단기술 수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발사된 중국의 유인(有人) 우주선은 러시아의 기술 제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러시아는 일본과 브라질 등 유인 우주선 발사 계획을 추진 중인 국가에 기술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두 단계 올려 투자적격 등급인 ‘Baa3’로 상향 조정했다. 자본주의로의 체제 전환 10년 만에 러시아가 국제경제 질서에 완전히 편입한 것이다. 이를 신호탄으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러시아에 밀려들고 있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을 중심으로 엑손모빌 등 영국과 미국 메이저 석유사의 러시아 유전 개발에 대한 투자 경쟁이 불붙었다. BP는 60억달러를 투자, 튜멘석유사(TNK)와 합작으로 BP-TNK를 출범시키며 러시아 유전개발에 입성했다.

엑손모빌과 텍사코 등 미국 기업들도 유코스 등 러시아 석유재벌과의 합작과 지분 매입을 위해 혈안이 돼 있는 등 세계 석유 업계가 극동(極東)과 사할린까지 손을 뻗치며 ‘바이 러시아’에 나섰다. 중국과 일본은 극동을 통과하는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를 놓고 서로 경쟁적으로 러시아측에 접근하고 있다.


새해 러시아는 원유 생산량을 하루 850만배럴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세계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 노릇을 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성을 누루고 세계 1위의 석유 생산·수출국이 될 가능성이 많아졌으며, OPEC의 구도를 깰 세력으로 등장했다. 러시아 경제개발통상부는 “석유와 가스는 우리의 전략적인 ‘수출 핵무기’”라고 밝히고 있다.

러시아가 원유 수출대금을 달러 대신 유로화로 결제받을 것이라는 설까지 제기돼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다(스룹바벨:러시아와 EU와의 행보를 관찰해야 한다). 알파은행의 환율운영 책임자 크리스토퍼 웨퍼는 “러시아의 움직임이 미국의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에 세계의 투자자금이 유입하는 것은 푸틴 정부의 개혁 정책이 투자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출범한 푸틴 정권은 그동안 500여개의 개혁법안을 입안 추진하는 등 투자환경 개선 노력을 해왔다. 특히, 조세 개혁을 단행, 소득세를 13%로 단일화한 것은 정부 재정을 흑자로 전환시킨 계기가 됐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가 새해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무엇보다 정치 안정을 이유로 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데 이어 오는 3월 14일 대선에서 푸틴의 재선이 예상되는 등 정치 여건이 안정됐다는 것이다.


모스크바 IMF(국제통화기금) 사무소측은 “경기과열로 인한 인플레 우려도 있지만, 정부가 경제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고, 흑자재정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성장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현 기조로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할 경우, 세계 경제의 축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연두교서에서 2010년까지 국민총생산량(GDP)을 2배로 올리고, 외채도 완전 상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그 꿈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 )

입력 : 2004.01.08 17:25 38' / 수정 : 2004.01.08 17:31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