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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러시아 최악 유혈참사 '後폭풍'

운영자 2004.09.06 03:48 조회 수 : 2340 추천: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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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악 유혈참사 '後폭풍'

사상자 1000명 넘어…"구출보다 인질범 사살 우선" 비판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  입력 : 2004.09.04 18:02 36'

 

▲ 굳은 표정의 푸틴 러시아 대통령
[화보] 러시아 '피의 金요일'

- 시신들 바닥에 방치…잔인한 인질범들
- "곳곳 지뢰…배고파서 오줌까지 마셨다"
- 다리절단·피범벅된 아이들…생지옥 방불
- 150명이상 사망…러시아 '피의 金요일'
- "탕 탕 탕"…유혈교전 1시간만에 상황끝
- 진압군은 對테러부대 정예요원
- 학부모등 인질 1200명 넘을듯
- 러 최악 유혈참극 사상자 1천명 육박
- [화보] 러시아 '피의 金요일'
- "소리내면 또 하나 죽인다" 악몽의 52시간
- 이즈베스티야 "참사 사망자 500명 넘을것"
- 러시아 인질극 유혈진압 세계 반응
- 진압작전 우발? 푸틴 무력사용계획 부인
- 푸틴 "테러 협박에 굴복않을 것"
- "러시아 인질극 사망자 330명"


- 러시아 최악 유혈참극

3일 진압된 러시아 남부에 위치한 자치공화국 북(北)오세티야의 베슬란시(市) 학교 인질극 사태 희생자수는 250명에 이르고 부상자수가 700명에 달하는 등 사상자수가 1000명으로, 역대 최악의 유혈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진압작전이 종료된지 만 하루가 지나면서 희생자수가 거의 2배로 늘고 있으며, 추가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 주요 언론은 4일 학교 인질사태의 유혈 진압 사망자가 25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익명의 지역 의료진 소식통을 인용, 사망자가 250명까지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사고 희생자들은 대부분 인질들이며, 진압작전이 전개되며 반군과의 교전과 반군이 체육관에 설치했던 폭발물이 폭발시키면서 변을 당했다. 진압 과정에서 10명 이상의 특수요원들도 사망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은 전했다. 또 20~30명으로 추정되는 반군 중 현장에서 5명이 사살된 것을 비롯 20명이 사살됐으며, 탈출을 시도했던 3명이 생포됐다. 사살된 반군 중에는 9명의 아랍 용병과 1명의 흑인이 포함돼 있었다고 연방보안국(FSB)측은 밝혔다. 반군 일부에는 체첸인외 다게스탄인 북오세티야인도 일부 포함돼있었다고 덧붙였다. 반군 일부는 현재 탈출에 성공했으며, 불라디카프카스쪽에서 체첸국경방향으로 진입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에 대한 추격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날 인질극은 1시간만에 FSB소속의 ‘알파’와 ‘빔펠’과 내무부소속 ‘오몬’ 등 특수부대의 학교 장악으로 일단락됐지만, 인질범 일부가 50여명의 인질들을 데리고 저항하면서 자정까지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목격자들은 4일 새벽2시에 마지막 총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 인질극 학교근처에서 눈물흘리는 여인들 /연합


심기 불편한 푸틴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4일 오전 인질극 현장을 직접 방문했으며, 부상자들이 입원해있는 병원을 방문, 환자들을 위로했다. 하지만 굳은 표정으로 전용기에서 내린 푸틴 대통령은 마중나온 쇼이구 비상대책부 장관과 악수조차 하지 않는 등 진압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희생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인질 사태 책임자들과 회의한 뒤 테러범들에 대한 단호한 보복의사를 보였으며, 도주한 인질범 검거를 위해 베슬란과 북오세티야 국경로 등을 봉쇄, 출입을 차단할 것을 명령했다.

이번 인질극 진압작전으로 희생자수가 속속 밝혀지며 국내외 여론이 악화되고, 진압작전이 옳았는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진압작전을 시작한 것인지, 방어차원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작전이었는지를 두고 논란이 되는 것. 정부측은 작전 종료 이후 반군들이 총기를 난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진압작전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인질극 발생이후 인질수와 진압작전 종료후 발생한 희생자수등에 대한 보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진압 작전 직전까지 붙잡혀있던 인질 수도 최대 1000명이 훨씬 넘고 최대 1500명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북오세티야의 공보담당자가 2일 밝힌 354명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비밀 작전을 추진하면서 정확한 인질수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학교는 베슬란시에서 가장 큰 학교로 초중고교가 함께 있으며, 1학년부터 11학년까지 학생들과 갓 입학한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었다.


▲ 2일(현지시간) 러시아 북 오세티아 공화국 베슬란의 학교에서 테러리스트들에게 붙잡혀있던 31명의 여성과 아이들이 풀려나 학교밖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학교안에는 350명 정도의 인질들이 아직도 억류되어 있다고한다./연합


진압 작전 평가 엇갈려

사흘동안의 인질극이 대형 참사에 끝나자 각국은 한목소리로 테러에 대한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진압작전에 대한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위스콘신주(州)에서 가진 선거 유세 도중 러시아 특수부대의 투입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애도를 표시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어린이들과 부모들을 고통에 빠뜨리기 위해 준비한 테러리스트들의 비인도성에 대해 혐오감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테러리스트들을 비난했다.

진압방법을 두고, 영국 육군공수특전단(SAS) 출신 존 머칼리스는 “러시아 보안군이 작전에서 원한 것은 어린이 인질 구출이라기보다는 인질범 사살이었다는 인상이 짙다”고 진압방법에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이스라엘의 한 대테러 요원은 “상대가 자살공격자들인 경우, 대처하기가 가장 어렵다”면서 “진압작전은 가능한 많은 인명을 구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인질범 망원렌즈부착소총정조준 러軍 /연합


러시아 언론 침묵 일관

이번 사태로 러시아 언론은 ‘벙어리’가 됐다.

북오세티야 학교 인질극이 진행되는 사흘간 앞서가는 보도하나 내놓지 못한 채 꼼짝 못했다. 인질범이 누구인지, 인질극 배경, 인질수 등 어느 한가지 상세한 보도조차 못했다. 사흘전 인질극 발생 소식을 신속하게 전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심지어는 외신 보도를 인용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졌다. 외신들의 러시아 취재가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넌센스가 아닐수 없다. 러시아 언론의 침묵때문에 인질수 인질범수 등 도대체 시원하게 밝혀진 게 하나없었다. 외신들은 러시아 언론 보도를 참고할 수 없는 지경에 아르렀다.

러시아 언론이 보도를 못한 이유는 ‘인질극 관련 언론보도 제한법’ 때문이다. 지난 2002년 170명의 희생자를 냈던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종료 직후 상·하원은 테러범들과 직접 접촉 방송 테러범들의 요구사항·성명 테러범들의 각종 선전 구호 테러 진압 작전 내용 작전 참여자에 대한 보도 금지를 담은 법안을 제정, 통과시켰다.

러시아 정부는 당시 언론의 무차별한 특종 경쟁 등으로 진압작전에 애를 먹었다는 변병을 내세워 보도제한법을 통과시켰다. 언론이 앞서나간 보도로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다. 러시아 언론사들이 보도제한법이 언론자유를 침해한다며 정부태도를 비난했지만 법안은 통과됐다.

당시 언론은 경쟁적인 보도를 했다. 언론 속성상 불가피한 것이기도 했다. 인질범과의 개별 휴대전화 통화를 하면서 인질범 요구사항을 그대로 보도했다. 인질범이 제시한 인질 살해 시점도 고스란히 공개됐다. 특히, NTV가 인질범 주범 바라예프와의 인터뷰를 무삭제 방영하면서 반군들의 요구가 공개되며, 체첸 반군 동정여론까지 생겼다.

정부는 언론의 무제한적인 보도가 인질범들의 요구를 정당화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며 반대 가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엄청난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신문 방송 등 러시아 언론의 상세 보도가 사라졌고, 긴급 뉴스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 대한 불만도 많았다. 오히려 이번 인질극 동안 러시아 국민들은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끼는 계기가 됐다.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기자들이 침묵해햐했던 데 대한 언론인들의 반성도 있었다. 러시아 언론의 소극적인 보도는 러시아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 언론의 귀를 막은 것과 다름없었다.

인질극 일어난 카프카스 지역은 러시아 안보의 핵심

카프카스는 비옥한 옥토와 온화한 기후조건을 갖춘 장수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옛소련공화국에서 독립한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3국을 통상 카프카스3국으로 통칭하지만 인질극이 발생한 북오세티야와 체첸 잉구셰티야 다게스탄 등 러시아 자치공화국 7개가 몰려있기도 하다. 산악지역 특성상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는데다 언어가 달라 독자적인 행정 조직을 가지고 있다.

카프카스는 지난 91년 소련 붕괴 이후 전쟁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체첸이 독립을 요구하면서 내전을 벌였고, 그루지야 역시 오랫동안 내전으로 고통받았다.

최근 이 지역은 유전과 송유관 문제 등 에너지 문제와 국제적으로 전략요충지로 떠올랐다. 러시아는 ‘이슬람 벨트’(대부분 이슬람국)를 끼고 있는 곳이라, 이곳을 어떻게 유지시키느냐가 러시아내 국가 안보와 직결돼 있다고 보고있다. 특히, 체첸공화국 반군들이 체첸을 둘러싼 북오셰티야, 다게스탄, 잉구세티야 공화국 이슬람 세력들을 규합, 이슬람공화국을 수립하려는 야망을 보이면서 인접 공화국을 넘나들며 대형 테러를 저지르고 있어 러시아는 안보상 가장 중시하고 있는 지역이 됐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카프카스에 대한 입김을 강화해왔다. 미국은 알카에다와 관련된 테러범들 색출을 위한다믄 명목으로 그루지야에 군대를 파견하며, 러시아에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 역시 석유와 송유관 때문에 전략적으로 중시하고 있다. 카스피해 유전관리도 그렇고 카스피해 석유를 흑해로 운반하는 송유관 때문에 러시아와 끝없는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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