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170㎝ 이상, 나이는 18세부터 35세까지. 옷은 너무 야하지 않게, 미니스커트 등 노출 심한 옷은 금지….

미인대회 참가 조건이 아니다. 리비아 국가 원수 무아마르 카다피(Qaddafi)가 '이슬람 선교'를 위해 개최한 파티의 참가 조건이다. AKI 통신 등 이탈리아 언론들은 16일 카다피가 미녀 200명과 파티를 했다며 이 '독특한 파티'를 일제히 보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한 카다피는 정상회의 하루 전인 지난 15일 로마 주재 자국 대사관 측에 '특별한 요청'을 했다. 200명의 미녀를 대사관 주최 파티에 초청하라는 것. 리비아 대사관 측은 갑작스러운 국가원수의 주문에 당황했지만, '호스티스 웹(Hostess web)'이라는 에이전시를 통해 급히 필요 인원을 조달할 수 있었다. 참가자의 참석 대가는 1인당 60유로(약 10만원).

리비아 대사의 자택에서 이뤄진 이 파티에서 카다피는 여성 경호원 2명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이후 둘러앉은 미녀들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하라"면서, "예수 그리스도는 여러분이 아닌 유대인을 위할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이슬람은 결코 여성들을 우습게 생각하지 않는다. 서방인들은 여자를 남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가구처럼 여긴다"고 비판했다. 참석한 미녀들은 이후 카다피의 정치철학 및 민주주의에 대한 관점이 담긴 '그린 북(Green Book)'과 코란 한 권씩을 선물 받았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일부 여성들은 카다피의 강의에 수긍하기도 했지만 특별한 의미가 없는 모임이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