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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정욕 사채! --- 돈은 일만 악의 뿌리

운영자 2004.05.08 22:28 조회 수 : 3755 추천:881

extra_vars1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405/2004050800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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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갚을 수 없는 돈' 性노예 전락한 여대생
빚갚는 속도보다 이자 느는 속도 빨라…2년 새 1억 2000만원으로

“그 돈은 처음부터 갚을 수 있는 돈이 아니었어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입금을 해도 그 사람들은 늘 어떻게든 뭔가를 만들어내서 빚을 불렸거든요. 처음에 돈 빌릴 때는 갚을 자신도 있었고 계속 갚으면 빚이 없어질 거라 생각했지 그렇게 이자가 붙어서 눈덩이처럼 커질 줄은 정말 몰랐어요.”

사채빚 400만원 때문에 악덕 사채업자들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한 20대 여대생 박(24)모씨 사건은 추악한 불법 사채시장과 그 위험하고 끔찍한 결과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사실 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운 때 신용도가 낮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불법사채란 다급한 시기에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그러나 한번 이들의 마수에 잘못 걸려들면 박씨처럼 순간의 오판으로 일생을 망치는 끔찍한 결과가 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박씨는 순간의 어리석은 실수로 젊고 꿈많은 20대에 악덕 사채업자들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하는 험한 꼴을 당해야 했다.

박씨의 인생이 잘못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4월. 급전이 필요했던 친구의 대출 보증을 서주기 위해 서울 강북구 한 사채업소 사무실을 찾았다. 박씨는 “길거리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생활정보지의 대출광고를 보고 찾아갔다”고 했다. 친구와 함께 들어선 사무실에는 사채업자 두 명(김모, 박모)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박씨는 한 달 후 스스로 그 사무실을 다시 찾을 수밖에 없었다. 대학생 신분으로 만만찮은 등록금과 용돈을 마련하느라 빌려쓴 카드빚 400만원을 갚을 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채 말고는 마땅히 돈을 빌릴 데도 없었어요. 누가 대학생인 내게 뭘 믿고 돈을 빌려주겠어요? 그때는 먼저 돈을 빌렸던 친구도 하루 4만원을 일수로 잘 갚고 있었어요. 열심히 일을 하면 나도 그 정도는 갚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것은 착각이었다. 400만원을 빌려주는 데 상환기간은 90일(3개월)이었다. 이자는 100만원당 30만원이었고 매일 5만2000원씩 일수로 갚는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갚아도 빚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늘어만 갔다. 3개월이라는 기간 안에 금액을 다 갚지 못하면 아직 남은 금액에 또 이자가 붙어 원금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먼저 300만원 사채를 빌려쓴 친구까지 잠적해 버렸다. 박씨의 빚은 자기 빚 400만원에 300만원이 더해져, 원금 700만원에 그동안 붙은 이자까지 계산해서 2002년 12월경 1000만원을 넘어섰다. 그리고 2004년 2월, 전체 빚은 1억2000여만원. 어떻게 해서 400만원이 2년도 채 못돼 1억2000만원으로 불어난 것일까.

박씨는 “‘지금까지 이만큼 갚았으니 이제 거의 다 끝나가겠구나’라고 생각해서 물어보면 그 때마다 오히려 빚이 또 불어나 있었다”고 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사채업자들에겐 평범한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자신들만의 이자 계산법이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80일의 상환기간 동안 일수로 40만원을 갚는다는 조건이라고 해보자. 만약 어떤 이유로든 이 40만원을 하루라도 빼먹고 갚지 못하면 그 날부터 상환기간이 끝나는 80일까지 매일 1부로 이자 계산을 한다. 극단적인 경우 80일이 시작되는 첫날부터 40만원을 갚지 못했다고 하면 이자 4만원(40만원의 1부)×80일=320만원으로, 이자만 320만원이 순식간에 늘어나고, 다음번 80일 상환기간에는 원래 있던 원금에 320만원 이자가 더해진 금액이 다시 원금이 되는 것이다.


“다른 거라도 해서 갚아라” 마구 때려

박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에 몇 만원씩이라도 꼬박꼬박 돈을 갚았지만 고정수입이 없는 대학생 신분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갚기엔 역부족이었다.

“2002년 12월쯤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그런 식으로밖에 돈을 못 갚을 거면 시키는 거라도 해서 돈을 갚으라’고 하며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어요. 같이 갔던 친구가 왜 때리냐고 대들자 친구도 같이 때렸어요. 얼굴에 멍이 들고 온몸이 부어 집에는 들어가지도 못했죠. 그냥 며칠 동안 친구 집에 누워있었어요. 그때는 진단서를 끊을 생각도 못했고 사실 병원에 갈 돈도 없었어요.”

사채업자들은 박씨를 한 인터넷 미팅 사이트에 강제로 가입하게 한 뒤 사이트를 통해 연락오는 남성들과 성매매를 해서 돈을 갚으라는 협박을 했다.

“그런 일은 죽어도 할 수 없다고 했지만 그렇게 한번 크게 맞고 나니 또 맞기 싫어서라도 그 사람들이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없었어요.”

박씨는 “돈을 갚지 못하면 가족들, 보증을 선 친구들까지 가만두지 않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며 울먹였다. 사채업자들은 처음 돈을 빌릴 때 요구했던 주민등록 인감 초본, 전화번호, 주소, 가족관계 등이 기재된 서류를 이미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박씨는 사채업자들의 사무실로 출근하다시피 하며 하루에 많게는 5~6번까지 성매매를 강요받았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사채업자들이 약속을 잡은 후 모텔까지 데려다주고 일을 마치면 태워가는 등 따라다니며 감시를 했다. 성매매를 한 대가로 받은 돈은 1회당 15만~20만원 정도. 거기서 최소한의 차비 1만~2만원 뺀 금액은 고스란히 사채업자들의 통장으로 들어갔다.

적게 입금한 날은 새벽 늦게까지 강제로 일을 시켰다. 박씨는 그게 싫어서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부족한 액수를 채웠다. 그렇게 해서 박씨가 하루 평균 입금한 금액은 40만원 정도. 사채업자들은 생리 기간에도 성매매를 할 수 있도록 박씨에게 생리억제제까지 복용시켜가며 일을 시켰다.

"여자로서는 수치스럽지만 그 사람 허락없이는 월경조차 할 수 없었어요."

박씨는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사정을 했지만 사채업자들이 ‘네가 뭘 해서 그만큼 벌겠냐’면서 계속 성매매를 시켰다”고 했다.

박씨가 화대로 받아 사채업자들에게 지급한 액수는 총 1억원이 넘는다. 원금 400만원은 진작에 갚았지만 사채업자들의 장부에는 오히려 1300만원 정도가 아직도 박씨의 빚으로 남아있다.

박씨는 두 ‘악마 같은’ 사채업자에게 어떻게 그런 계산이 가능한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해버릴까봐 그럴 수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사채업자들의 사무실에 있던 여러 자루의 칼, 흉기, 죽도, 야구방망이 등은 당시 위협적인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채업자들은 박씨에게 “다른 업자들도 다 그런 식으로 계산한다”면서 오히려 “더 심한 사람들도 많은데 자기네들이 많이 봐준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가족 가만두지 않겠다” 협박에 눈물만

결국 견디다 못한 박씨는 2월 초 사채업자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모든 연락을 두절한 채 잠적했다. 가족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가출인 신고를 했고 경찰은 친구 집에 숨어있는 박씨를 찾아냈다. 이렇게 해서 사채업자들의 범행도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후 사채업자 박(35)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36)모씨 등 4명을 불구속했다. 그러나 검거된 피의자들은 경찰 진술에서 아직까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제로 착취한 것도 아니고 불경기인데 이런 데 가서 돈을 벌면 어떠냐고 제의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박씨에게 더 일찍 도망가지 그랬냐고, 차라리 경찰에 신고해버리지 그랬냐고 하자 “그 당시에는 도망갈 생각, 경찰이나 부모에게 호소해서 그 돈을 안갚아도 된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다”며 “만약 그런 마음이 있었다면 그렇게 긴 시간 동안 노예처럼 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에 결국 그런 결정을 내린 건 돈을 갚기 싫어서가 아니었어요. 돈 갚는 것, 일하기 싫은 것은 둘째 치더라도 그 사람들이 나를 평생 놔주지 않고 부려먹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완전한 노예로 사는 것보다는 차라리 도망가서 누구 손에 죽든 죽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박씨는 1년 2개월 동안 시달린 탓으로 지금은 몸 상태도 좋지 않다고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을 다 잊고 싶어요.”

그러나 꿈 많고 꽃다운 시기, 이미 받은 육체적·정신적 충격은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인가. 한순간의 실수로 20대 여대생 인생은 사채의 덫에 걸려 처참하게 무너졌다.

▣‘사금융 피해 신고센터’

(02-3786-8655~8)로 신고하라

'3000만원 이하' 빌렸을 때 이자율 연 66% 넘으면 불법…

시·도에 등록된 대부업소만 이용을

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운 때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돈을 빌리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이 여신 건전성 강화를 위해 대출심사를 더 엄격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금 융통이 어려운 서민들은 급전이 필요한 경우 고금리임에도 불구하고 다급한 마음에 일단 사채업자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행 대부업법에 따르면 대부업체가 3000만원 이하를 빌려줄 때는 최고 이자율이 연 66%에 이르고 300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이자 제한이 아예 없는 데다 사채업자들이 신용불량자들과 저소득자를 돕는다는 거짓 광고를 뿌리고 있어 선량한 서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로 최근 이런 불법 사채 시장의 고금리 횡포로 피해를 입은 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사채업자들 중에는 여성 채무자에게 성매매를 시켜 돈을 뜯어내는가 하면, 심지어 애인이 빌려쓴 사채 빚을 대신 갚을 것을 요구하면서 돈을 갚지 않으면 ‘인신매매’를 하겠다고 협박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카드빚으로 고생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자금 당일 대출’ ‘대학생이면 누구나 가능’ ‘신용카드 연체와 상관없이 무담보 대출’ 등의 문구로 속여 사채를 쓰게 한 뒤 엄청난 연체이자를 물게 하는 악덕업자들도 있다. 이런 경우 고정수입이 없는 대학생들은 순식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 쉽다. 특히 대학생의 경우 미처 사회생활도 시작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신용불량자가 되면 취업에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그 피해가 심각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불법 사채업자들이 연 66% 이상의 고리대금업을 금지하고 있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사용, 집에서 쓰는 가전제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신종 사채놀이까지 등장했다. 이런 불법 사채놀이의 피해자 중 상당수는 여성들이다. 미혼여성의 경우 부모나 가족, 기혼여성인 경우 남편에게 알리겠다고 위협하면서 여성 신용불량자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13일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불법사금융 피해 예방을 위한 7가지 대응 요령을 발표했다. (1)시·도에 등록된 적법한 대부업자 이용 (2)계약시 대부계약서 1부를 교부받아 향후 분쟁에 대비 (3)금융기관 대출 등을 미끼로 선수금 요구하는 업체 피하기 (4)카드깡(연체대납) 업체 피하기 (5)실체가 불분명한 사금융업자에게 개인 신용정보 함부로 제공하지 않기 (6)이미 연 66%가 넘는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는 경우 연 66% 초과분에 대해서는 불법·무효임을 주장, 적법하게 재계약을 체결 (7)사금융업자가 이에 응하지 않거나 폭행·협박 등 불법적인 채권추심을 하는 경우에는 가까운 경찰서 또는 ‘사금융피해신고센터’(02-3786-8655~8)로 신고한다.

김지윤 주간조선 인턴기자(rosejyk@naver.com )

* 이 기사는 <주간조선>의 허락을 얻어 게재한 것입니다.

입력 : 2004.05.08 08:12 47' / 수정 : 2004.05.08 08:4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