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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_vars1 http://www.chosun.co.kr/w21data/html/news/200405/2004050903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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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생식의 신비] 현대판 ‘성모 마리아 잉태’ 가능한가
유전자 h19제거·전기, 화학적 자극 필요
자연적으로 난자 2개 합쳐지기 어려워…유성생식이 다양한 유전형 만들어


▲ 정자가 수정을 위해 난자를 뚫고 들어가는 모습을 전자현미경을 통해 촬영한 사진. 인간이 처녀생식이 아닌 유성생식을 통해 번식하는 이유에 대해 과학자들은 유전적인 다양성을 확보, 생존할 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이란 무엇인가' 제공
“예수 탄생의 기적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생명공학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신(神)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생명에 대한 각종 신비가 풀리고 있다. 지난달 일본 도쿄농대 고노 도모히로(河野友宏) 교수팀과 한국마크로젠 연구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아버지 없는 쥐‘, 황우석 교수의 인간배아줄기세포 복제 연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성(sex)’이라는 인간 진화의 근본 주제는 과학자들의 연구로 더욱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난자 2개만으로 새 생명을 만드는 게 인간에게도 가능한가? 그렇다면 혹시 남자는 여성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하는 것은 아닐까? 또 동정녀(童貞女) 마리아 등 수많은 ‘처녀 잉태’ 기록은 정말로 일어났던 일일까? 세계 생명공학자들의 노력으로 밝혀지고 있는 성의 비밀을 살펴본다.

'동정녀 탄생'은 진짜인가 신약성경에는 성모 마리아가 동정녀(처녀) 때 ‘성령으로 잉태했다’는 구절이 있다. 통상적인 자손번식 방법과는 어긋나는 이 예수 탄생의 기적은 수많은 이단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UCL(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샘 베리 교수 등 의외로 많은 과학자들이 이 기적이 과학적으로 가능한지를 연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예수 탄생의 기적은 아직 ‘과학 차원’에서 설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고노 교수와 공동 연구에 참여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처녀생식에는 복합적인 조건이 필요하며, 이제까지 사람이 난자 2개만으로 생명을 만들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난자에서 미세한 조작으로 유전자(h19)를 제거했고, 2개 난자 합성을 위해 전기적·화학적 자극을 가했다. 또 실험을 위해 유전자 조작 쥐를 일부러 만들어 유전자 조작된 여러 난자를 구했다. 인간의 체내에서 이 같은 과정 없이 자연적으로 난자 2개가 합쳐 생명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게 서 회장의 설명이다.

드물게 여성의 체내에서 난자가 세포 분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초기의 뼈와 신경은 생기지만, 더이상 성장하지 못한다. 결국 털과 뼈의 혼합물인 기이한 모습의 종양 같은 것이 만들어지는데 과학자들은 이를 ‘테라토마’라고 부른다. 또 하나의 문제는 예수가 남성이라는 점. 처녀생식으로 태어난 후손은 어머니에게서 모든 유전자를 이어받으므로 성 염색체 중 y염색체가 없다. 즉 x염색체만을 지닌 여성이어야 한다. 예수가 남성으로 태어나려면 마리아가 y염색체를 가진 남성이어야 한다는 모순에 부딪힌다. 결국 ‘창조주가 동정녀의 몸을 빌려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아직 종교와 믿음의 문제이지, 인간의 논리로 따질 문제가 아님이 드러난다.

◆ 남자는 이제 필요없나 여성이 처녀생식으로 후손을 만들 수 있다면 남성은 왜 존재할까. 저명한 진화생물학자인 존 메이나드 스미스 영국 서섹스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볼 때 양성생식을 포기하면 여성은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남성이 없을 때에도 번식이 가능하므로 훨씬 많은 개체수를 불릴 수 있다. 과학자들이 이에 대해 내놓는 대답 중 하나는 “유전자의 다양성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라는 것. 양성생식은 무성생식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유전자를 섞으므로 새로운 질병의 발병이나 기생충의 침입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해준다. 또 해로운 유전자를 후손에게 대물림할 확률도 줄여준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원시 지구의 혹독한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원시 원생생물이 세포 결합과 분열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성이 나타났다고 추정한다. 일부 동물들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성의 유무를 바꾼다.

▲ 발정기의 수컷 사마귀가 암컷 사마귀로 착각하고 교미를 위해 올라탄 모습. 양성생식을 하는 생물에게 교미의 욕구는 이토록 강렬하지만 과학자들의 연구로‘아버지 없는 생식’이 가능해질수 있다는 기대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성이란 무엇인가’제공

예를 들면 짚신벌레는 환경이 유리하면 분열법(무성생식)으로 번식하지만 환경이 열악할 때는 접합(유성생식)으로 번식한다. 말미잘도 무성생식(출아법)과 유성생식을 환경에 따라 번갈아 쓴다. 바퀴벌레의 뛰어난 생명력도 유·무성생식을 번갈아 쓰기 때문에 가능한 것. 즉 여성이 ‘처녀생식’을 통해 딸을 만들면 남성과 성행위를 통해 자식을 낳을 때보다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 물론 다른 견해도 있다. 미국 MIT의 린 마굴리스 등은 처녀생식을 하는 개체들이 유전적으로 반드시 열등하다고 볼 수 없다고 본다. 돌연변이, 스트레스 등의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자신의 유전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서 회장은 “인간의 유성생식은 모든 인간의 유전자를 궁극적으로 거대한 인류의 유전자 풀(pool)에 속하게 만들며, 결국 개인의 생식 성공률을 향상시키는 것 같다”며 “각각의 사람들을 고유하고도 유일하게 만드는 유성생식의 질서가 쉽게 허물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의 설명과 ‘예수도 몰랐던 크리스마스의 과학’(로저 하이필드, 해냄), ‘성이란 무엇인가’(린 마굴리스·도리언 세이건/홍욱희 옮김, 지호)를 참조해 작성됐습니다. (백승재기자 whitesj@chosun.com )

입력 : 2004.05.09 18:52 51' / 수정 : 2004.05.09 19:0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