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의 ‘인공기 소각’ 행위에 대해, 법원이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조용준 부장판사)는 13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이하 집시법)으로 기소된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봉 대표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봉 대표는 지난 2005년 8·15 남북공동행사를 앞두고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가 ‘인공기 소각 엄단’ 지시를 내린 것에 항의하는 표시로,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정부청사 앞에서 인공기 소각 퍼포먼스를 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그를 집시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당시 행위는 집회가 아닌 기자회견'이라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봉 대표는 "기자회견이었으므로 집회신고를 할 필요가 없었고, 경찰도 이 점을 알기에 제지를 하지 않다가 인공기를 태우려 하자 비로소 문제삼았다"는 취지의 항소이유를 밝혔었다.(자세한 내용은 관련기사 참조)
봉 대표는 재판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곧바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그는 “벌금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현행법에 ‘집회’와 ‘기자회견’의 차이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유죄로 하는 판결이 확정된다면, 향후 시민단체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 상고장을 작성하는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 ⓒkonas.net | |
시민단체들은 신속한 의사전달 및 장소에 대한 제약을 피하기 위해 미리 신고를 해야하는 ‘집회’ 대신 ‘기자회견’의 형식을 빌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같은 ‘노상 기자회견’의 범위가 어디까지냐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
이 경우를 예로 든다면, 광복절이 오기 이전에 ‘인공기 소각’에 대한 정부의 방침에 항의하는 의사표시를 신속히 해야만 했으며, 따라서 해당 ‘퍼포먼스’가 들어간 ‘기자회견’을 열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사법당국이 문제삼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대한민국 땅에서 인공기를 훼손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봉 대표는 이번 판결이 확정된다면, “대한민국에서 '인공기 훼손'을 처벌한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인공기 태워서 기소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그에게는 ‘관재수’가 그치지 않아, 다음날(14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출석한다. 세간에 너무나 잘 알려진 ‘정형근 의원 계란투척 사건’ 때문이다.
그는 이 사건으로 인해, 박상학(탈북자)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대표와 함께 정형근 의원측으로부터 고발당했다.(Konas)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
http://blog.chosun.com/hil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