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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프랑스도 "하마스와 중동평화 협상해야"

운영자 2006.02.17 20:14 조회 수 : 1006 추천: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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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도 "하마스와 중동평화 협상해야"

[프레시안 2006-02-11 14:32]

[프레시안 황준호/기자]

프랑스가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강경 이슬람 단체 하마스의 지도부를 모스크바로 초청하겠다는 러시아의 입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드니 시모노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양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 등이) 하마스와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러시아의 목표에 우리도 의견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이같은 입장은 폭력 투쟁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으면 하마스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기존 태도와는 다른 것으로 서방측의 향후 대(對)중동 정책에 균열이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과거 하마스에 대한 서구의 입장과 별반 차이가 없는 입장을 보였던 프랑스마저 러시아에 힘을 보태면서 하마스와의 관계를 매개로 중동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AP〉 통신은 이날 하마스 지도부에게 '2국 체제'를 받아들이게 하겠다는 러시아의 입장이 프랑스로 하여금 하마스가 '로드맵'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희망을 표시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스페인을 방문 중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일 마드리드에서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하마스와 관계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8일에는 하마스의 총선 승리 이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었다.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야는 러시아의 초청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스라엘 "러시아 따르는 프랑스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프랑스마저 이같은 입장을 보이자 모셰 카차브 이스라엘 대통령과 각료들은 즉각 반발했다. 그들은 푸틴 대통령이 하마스 지도부를 초청할 경우 중동평화 전망을 오히려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이르 셰트리트 내각장관은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러시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할 것을 고려중이라며 푸틴 대통령에 대해 '이스라엘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가 러시아에 따르는 것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리도 중동평화 4자회담의 일원인 러시아가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하마스를 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스라엘이 아니라 서방 세계의 뺨을 때린 격"이라고 맹비난하고 러시아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도 8일 러시아가 중동평화 4자회담의 다른 당사자들(미국, EU, 유엔)과 불편한 관계임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의 하마스 초청 이유를 밝히라고 촉구했던 미국도 이스라엘을 거들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하마스에 대해 러시아가 강경 입장을 취해줄 것을 종용했다. 라이스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하마스와 회담을 하려면 러시아가 명확하고도 단호한 메시지를 전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러시아, 모스크바 방문 예정 하마스 지도자 실명까지 언급

  
그러나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이날 전세계가 언젠가는 팔레스타인 강경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접촉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바노프 부총리는 이탈리아 타오미나에서 러시아-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에서 승리한 하마스를 전세계가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중동평화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전달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중동평화 4자회담 당사국을 포함한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조만간 하마스와 접촉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감히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알렉산드르 칼루긴 러시아 외무부 중동담당 특사는 이날 하마스 지도자인 할레드 마샬이 모스크바를 방문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와 회담이 이뤄질 경우 러시아는 하마스가 중동평화협정을 이행할 것과 과격한 테러 억제, 이스라엘 생존권 존중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우리가 체첸 반군 초청한다면?"

  
한편 러시아가 이스라엘과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면서 복잡했던 양국의 관계는 또한번 꼬이게 됐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 초기 이스라엘을 지지했으나 이스라엘이 미국과 '혈맹'을 맺자 관계가 악화됐다. 소련은 1967년 중동전쟁이 발발하자 이스라엘과 단교하고 아랍국들과 손을 잡았다. 소련이 자국내 유대인들의 이민을 막았고 이스라엘로 떠나려는 유대인들을 투옥하면서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1990년대 소련이 붕괴하면서 양국 관계는 정상화됐고 러시아가 유대인 이민 기준을 완화하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또 러시아가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벌이는 체첸 분리 운동을 탄압하면서 이에 동의하는 이스라엘과 은밀한 협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최근 하마스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자 셰트리트 이스라엘 내각장관은 "이스라엘이 체첸 테러 조직을 초청해 그들에게 정당성을 준다면 푸틴 대통령도 분명 배우 유감일 것이다"고 비꼬았다.

하지만 중동지역에서 가장 모범적인 선거를 통해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정치세력으로 선택된 하마스와 무장투쟁에만 의존하는 체첸반군을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한 비유라는 지적도 있다.

황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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