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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EU의 분열조짐 >>> 한지붕 25가족 EU “사공이 많아…”

운영자 2004.04.30 07:22 조회 수 : 782 추천: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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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25가족 EU “사공이 많아…”


거대 유럽의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지도체제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아 ‘한 지붕 두 가족’의 갈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유럽연합(EU)은 1958년 6개국으로 출발한 이후 4차례에 걸쳐 회원국을 늘렸지만 이번처럼 고민에 봉착한 적은 없었다.

▽정서적 부조화=5월 1일 새로 EU에 가입하는 10개 회원국에는 8개의 옛 공산국가가 포함돼 있다. 이들 옛 공산권은 대외적으로는 ‘유럽 중심주의’ 의식이 강하고 경제적으로는 ‘대처리즘’으로 대변되는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새 회원국들이 가세하면 지난해 이라크전쟁 참여를 놓고 미국과 빚었던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28일 지적했다. 이들 국가는 초강대국이었던 옛 소련으로부터 받은 억압 때문에 다자주의를 추구하는 성향을 보인다. 옛 공산국가들의 자유시장경제 원칙은 영국 이탈리아 등과 맥을 같이 하지만 독일 프랑스 등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국가와는 갈등 요인이다. 게다가 국민은 공산주의 시절의 사회보장제도를 여전히 동경하고 있다. 이 신문은 “옛 공산국가들이 합류하면서 EU의 경제 및 대외정책의 결정과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르티 살로레넌 영국 주재 핀란드 대사는 “의사결정 마비와 회원국의 빈부 차이, 공동 목표의 결여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제도정비 난망=EU의 몸집은 커졌지만 행동 원칙은 유럽경제공동체(EEC) 창설 당시에 머물러 있다. 한 EU 대사는 “6명은 저녁식사를 하면서도 의견을 조율할 수 있었지만 25명이 모이면 토론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거대 유럽을 이끌 지도부의 위상도 불분명하다. 공식기구로 유럽집행위원회가 있지만 독일 프랑스 같은 강대국에 무시당한 적이 많기 때문. 독일과 프랑스는 15개 회원국을 가까스로 이끌었지만 회원국이 25개로 늘어나면 지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독일과 프랑스는 역내 통합을 심화하기 위한 별도기구를 만들려 했으나 헝가리 체코가 끼어들면서 무산됐다. 인구와 회원국 수를 감안한 ‘이중 다수결제’를 도입하는 유럽헌법도 투표권이 줄어드는 스페인 등이 반발해 아직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

BBC방송은 영국 서섹스대학 유럽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토론은 더 어려워지고 진행과정을 예측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신규 가입국들을 EU의 일원으로 보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고 분석했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은 “금융이나 국방 등 현안에 따라 이해가 일치하는 회원국들이 제휴해 의견 차를 좁힐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