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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現代史 발굴 연재 2] 이승만은 他鄕에서 이렇게 죽어갔다

조갑제 닷컴 2012.06.10 16:17 조회 수 : 801 추천:123

이승만은 他鄕에서 이렇게 죽어갔다

現代史 발굴 연재②

귀국이 이유 없이 계속 늦어지자 李박사도 점점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부터 李박사의 건강은 악화일로를 걷는다.

李東昱(前월간조선 기자)

<하와이에 도착한 후 독립운동 당시의 옛 동지들과 사랑하는 제자들을 만나게 된 대통령은 한결 즐거운 듯하였고 건강도 좋아지는 듯싶었다. 우리는 별장에서 기거하며 옛 동지들과 제자들의 방문을 받기도 하고 초대에 나가기도 하였다. 매주 일요일에는 독립운동 당시 대통령이 창립한 韓人 基督敎會(한인 기독교회)에 참석하여 다정한 교우들과 함께 예배를 봤다>

그러나 귀국이 이유 없이 계속 늦어지자 李박사도 점점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부터 李박사의 건강은 악화일로를 걷는다. 李박사가 보행에 불편을 느껴 부축을 받아야 했던 때가 이때부터였다. 자주 트리풀러 육군병원을 다녀야 했다. 길어야 한 달을 지낼 것으로 믿고 간단한 옷가지만을 챙겨 하와이로 왔던 李박사는 별장에서 무려 6개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고도 기약없는 상황은 계속되었다.

당시 양복점을 운영하며 李박사를 친부모님처럼 모시던 교포 崔伯烈(최백렬)씨와 吳重政씨 그리고 윌버트 최씨 등이 모여 의논한 결과 주택가로 두 분을 모셔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마침 윌버트 최씨가 팔려던 마키키(Makiki)街 2033번지의 목조건물 한 채가 있어 교포들은 李박사 내외의 거처를 이곳으로 옮기도록 주선했다. 여기서 1년 4개월 간의 마키키 생활이 시작된다.

李박사가 하와이에서 여생을 보내는 동안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질문했던 문제는 韓國(한국)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心慮(심려), 그리고 자신의 還國(환국)이었다. 첫 번째 문제인“요즘 우리나라는 어떻게 돼 가나?“라는 질문은 그를 만났던 교민과 친지들 모두가 가장 많이 기억하는 두 개의 질문 중 하나였다.

이 질문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잘 돼갑니다”라는 식이었고, 李박사는 확인할 도리가 없었으므로 그럭저럭 받아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환국 문제만큼은 눈을 감을 때까지 그 자신을 가장 답답하게 만들었고, 그만큼 그를 간호하고 모셨던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만든 질문이기도 했다.

1875년에 태어나 73세 고령의 나이로 비로소 나라를 세우고 대통령이 되었던 李박사로서는 대통령이 된 이후부터 그가 눈을 감을 때까지 그의 면전에서 각박하나마 제대로 저간의 사정들을 이실직고해 줄 사람들은 만날 수 없는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박사가 대통령직에 머물 당시 그의 주위에 항상 아부를 잘하는 관리들이 들끓었던 이유 중 하나는‘노인에 대한 배려’가 관리들 개인의 욕심과 어우러져‘심려를 끼쳐드리지 않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제공한 때문이지 않았을까.

“저기가 우리나라 땅인데...”

李박사가 대통령직에 오른 이후 하와이에서 눈을 감을 때까지 솔직한 報告(보고)와는 인연이 없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프란체스카 女史

늙어서도 자신보다 스물 다섯 살이나 더 먹은 李박사의 건강을 돌보았던 프란체스카 女史. 그녀가 李박사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1933년 스위스 제네바의 레만 호숫가에 위치한 호텔‘드 라 뤼씨’에서였다.

퍼스트 레이디 프란체스카

프란체스카 女史의 집안은 오스트리아에서 대대로 양조업을 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대를 이을 아들이 없자 막내딸인 프란체스카에게 사업을 물려주기로 하고 남자처럼 강인하게 훈련시키면서 상업전문학교에 보냈고 언어수업을 위해 스코틀랜드까지 유학을 시키기도 했다.

이런 프란체스카가 어머니와 함께 유럽을 여행하다 동양에서 온 노신사 李承晩(이승만)을 만났을 때 그녀는 33세로 영어 통역관 국제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고, 속기와 타자에 아주 능숙했었다. 그녀는 마치 李承晩이란 인물을 만나기 위해 살아온 여성 같았다.

어머니와 그녀가 이미 만원이 된 호텔의 4인용 식탁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을 때, 자리를 잡지 못한 李박사를 위해 지배인이 “동양에서 오신 귀빈이 자리가 없으신데 함께 합석하셔도 되겠습니까?”하고 양해를 구했다.

女史의 어머니가 李박사를 한번 훑어 본 뒤에 안심을 하고 승낙했음은 물론이다.

女史는 당시 李承晩 박사와 마주앉아 식사를 하면서 매우 놀랐다고 그녀의 책에 적고 있다.

<지배인의 안내를 받으며 우리가 앉아 있는 식탁으로 온 李박사의 첫인상은 기품 있고

고귀한 동양신사로 느껴졌다. 그는 프랑스어로 “좌석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에 앞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곧바로 메뉴를 가지고 온 웨이터에게 높은 신분으로 보였던 이 동양신사가 주문한 식탁을 보고 나는 무척 놀랐다.

사워크라후트라는 시큼하게 절인 배추와 조그만 소시지 하나, 그리고 감자 두 개가 전부였다. 당시 유럽을 방문하는 동양 귀빈들의 호화판 식사와는 달리 값싼 음식만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나는 왜 그런지 이 동양귀빈의 너무도 초라한 음식접시에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숙녀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는 서양 신사들과는 달리 온화한 표정으로 말없이 앉아서 웨이터가 음식을 가져오자 식사를 하기 전에 불어로“본 아뻬띠!”(맛있게 드세요)하고 우리에게 예의를 갖춘 후 조용히 식사만 하고 있는 이 동양 신사에게 사람을 끄는 어떤 신비한 힘이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동양 신사의 보이지 않는 신비한 힘에 이끌린 그녀와 李承晩 박사와의 결혼에 이르는 과정은‘절제된 사랑의 아름다움’이라 표현해야 적당할 것 같다. 빈의 숲 속을 함께 거닐며 노처녀 프란체스카가 배운 한국말은‘사랑’이라는 로맨틱한 단어였다.

그녀는 그동안 연마해 온 자신의 특기를 자금과 일손이 한없이 필요했던 항일 독립투사를 위해 무료봉사하기 시작했다. 시간과 경비를 줄이기 위해 식사 대용으로 날계란에 식초를 타 마시며 독립운동을 하고 있던 저명인사를 女史의 집안에서는 단연코 거부했지만 이 두 사람의 결혼은 이듬해인 1934년 10월8일 뉴욕 몬트 클레어 호텔 특별실에서 윤병구 목사와 존 헤인즈 홈즈 목사의 합동 주례로 이루어졌다.

▼1934년 막 결혼한 이승만, 프란체스카 부부

그 후 李承晩 박사의 전 생애에 걸쳐 그녀는 훌륭한 비서의 역할을 했다.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시절에 한인 동지회측은 碧眼(벽안)의 이방인을 아내로 맞은 李承晩에 대해 거부감이 일어나 공식행사에는 혼자 참석하도록 종용하기도 했지만 李承晩 박사는 아내를 끝까지 데리고 나갔다. 아내에 대한 남편의 존중 못지않게 프란체스카 女史의 남편에 대한 존경은 그녀의 전 생애에 걸쳐 면면히 이어졌다.

나라를 잃고 망명중이었던 李承晩 박사와 함께 자청해서 망명생활의 짐을 나누어지고 내핍생활을 견지하며 항상 한국을 자신의 內面(내면) 속으로 받아들였던 프란체스카 女史. 그녀의 남편에 대한 존경과 인내하는 자세는 전통적인 한국 여성들에게도 찾기 어려울 만큼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녀는 1992년 3월19일 梨花莊에서 92세로 타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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