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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그건 양보가 아니라 굴종이라예 |
오빠가 국민학교 다닐 때 어떤 주먹한테 흠씬 두들겨 맞은 적이 있었지요? 그 때 어떻게 했었나요? 조무래기 동무들을 살살 꼬여서 힘을 합쳐 그 원수를 아작냈나요? 아님, 조무래기 동무들을 살살 꼬여서 매일매일 코 묻은 돈을 가져오게 해서 '평화와 안전'을 위해 그 깡패에게 부지런히 고였나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전자였던 것 같아예. 그 말을 듣고, 저는 우리 오빠 최고, 통쾌하다! 박수를 쳤지요. 힘이 약해도 지혜만 있으면 통쾌하게 복수할 수 있구나! 저는 그래서 제 일처럼 기뻐했지요. 노사모는 그래서 결성된 거라예. 만약 후자라면, 그것을 양보라고 할 수 있나요? 그건 굴종이라예. 양보는 승자나 패자의 아량이라예. 패자나 약자의 아첨은 굴종이구요. 김일성과 김정일이 언제 주먹을 안 내세운 적이 있나요? 오로지 군비확장에 총력을 기울여 그 힘으로 60년간이나 군사독재정권을 유지하고, 그 힘으로 기습남침하여 3백만을 살해하고 그 힘으로 2300만의 입을 봉하고 그 발을 묶어, 국경을 넘어갈 자유를 박탈하여, 그 중 3백만을 굶겨 죽이지 않았던가요. 그 힘으로 그 주먹으로 한국을 공갈하고 세계를 협박하여 달러와 식량과 비료와 중유를 빼앗아가지 않았던가요. 황제가 제후으로부터 조공 받듯이 거만스럽게 단 한 마디 고맙다는 말도 없이 주는 대로 챙겨가지 않았던가요. 훗날 오빠가 판사가 되었을 때, 그 주먹이 까불던가요. 아마 오빠가 그 자를 찾아가서 여죄를 추궁했다면, 벌벌 떨었거나 속으로 칼을 갈았을 거라예. 어릴 적 일을 그렇게 앙갚음하는 소가지에 치를 떨었을지 몰라예. 그렇게 찾아가서 그 자를 이러저러 옭아매어 감방에 집어넣었다면, 그것은 비열한 복수지요. 깡패보다 더 치사한 짓거리지요. 그러나 오빠는 그렇게 하지 않은 걸로 믿겠어요. 그게 바로 양보라예. 승자가 패자에게 또는 호랑이의 힘을 가진 강자가 비루먹은 개처럼 무기력한 약자에게 아량을 베푸는 일 그것이 양보라예. 미국과 일본이 북한에게 준 것은 양보라예. 도무지 북한은 어떤 면에서도 미국과 일본에게 상대가 안 되니까요. 한국이 북한에게 준 것은 굴종이라예. 미군이 없으면 폭도에게도 얻어맞는 국군은 세계유일 초대강국에게도 바락바락 덤비는 인민군에게 사흘도 못 버틸 테니까요. 중국이 북한에게 준 것은 비호라예. 큰 주먹이 은근히 작은 주먹의 뒤를 봐 주는 거니까요. 오빠, 도대체 어디까지 굴종하겠다는 말입니꺼? 조무래기도 여럿 모아서 작은 깡패를 흠씬 두들겨 패거나 아무 것도 모르는 더 센 주먹에게 찾아가 의분을 일으키게 만들어 그 힘을 빌어 묵사발을 만들어야지, 어째 더 센 주먹이 자초지종을 알고 나서 오빠를 대신해서 의분을 일으키고 있건만 도리어 안절부절 전교생을 끌어 모아 어린 변호사의 달변으로 가난한 주먹을 도와 주자고 불우이웃 돕자고 더 큰 양보를 하자고, 안 도와 주면 혼자라도 하겠다고, 이제 막 조폭의 압제에서 풀려난 먼 이웃 동네까지 찾아가서 궤변을 늘어놓습니꺼? 맞은 게 억울하지도 않습니꺼? 그러면 그 주먹이 더 이상 오빠의 머리를 쥐어박지 않고 참 잘했다고 그 때마다 머리를 쓰다듬어 준답니꺼? 오빠, 제발 정신 차리라예. 그건 깡패의 똘마니(북한말로는 새우)나 하는 짓이라예. (2006. 5. 12.) 오빠의 입바른 동생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