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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러시아와 이스라엘 정상이 15일 중동 평화협상 재개와 대(對) 이란 추가 제재 문제 등을 협의한다고 러시아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날 2박3일 일정으로 모스크바를 찾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등 러시아 지도자들과 연쇄 회동, 교착 상태에 빠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 협상 재개 문제를 논의한다.
팔레스타인은 서안 지역과 동예루살렘을 영토로 한 독립국 건설을 원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정착촌이 이런 민족적 목표 달성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은 2008년 12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이스라엘에 네타냐후 총리의 매파 연립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 넘게 열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달 초 "이스라엘은 어떤 전제 조건도 없이 대화 재개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며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정착촌 건설 3개월 중단 및 1967년 국경 인정을 조건으로 이스라엘과 직접적으로 고위급 회담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유엔 등과 함께 중동평화 4자 중재단 회의에 속한 러시아는 이달 말 4자 장관급 회담을 모스크바에서 개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양국 정상들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강행에 대한 추가 제재 문제도 논의할 계획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돌입한 이란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4차 제재를 지지해 달라고 러시아 지도자들에게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그간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오다가 이란이 나탄즈 핵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강행하자 새로운 제재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 주 나탄즈 핵시설에서 농축 우라늄의 농도를 3.5%에서 20%로 끌어올리는 고농축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혀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로부터 핵무기 제조 행보를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특히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러시아 측에 S-300 지대공 미사일의 이란 수출을 재고해달라고 재차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2007년에 이란과 S-300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스라엘과 서방이 이란의 핵 시설 방어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함에 따라 미사일의 인도를 미루고 있다.
한편, 이번 네타냐후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취임 후 두 번째로 지난해 9월에는 비밀리에 러시아를 다녀가 러시아 측과 이란 핵 문제에 대해 모종의 논의가 있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