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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적 사회주의

운영자 2004.06.11 21:18 조회 수 : 1524 추천:206

 

공상적 사회주의

(utopian socialism)

(空想的社會主義 ) 


산업자본의 미성숙 단계에서 자본주의의 본질과 미래사회의 이상은 밝혔으나 아직 계급투쟁이론에는 미치지 못한 사회주의.


<오이겐 뒤링 씨의 과학변혁(반뒤링론) Herrn Eugen Duhrings Umwalzung der Wissenschaft(anti-Duhring)〉에서 마르크스주의를 '과학적 사회주의'로 규정한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이전의 비과학적 사회주의에 대하여 '공상적'이라는 평가를 붙인 것에서 연유하며, 특히 샤를 푸리에, 생 시몽, 로버트 오언등의 비판적 사회주의 이론을 가리키기도 한다.


카를 마르크스는 〈철학의 빈곤 Das Elend der Philosophie〉(1847)에서 프롤레타리아트가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새로운 사회의 형성에 필요한 물질적 조건들을 꿰뚫어 볼 수 있을 만큼 성숙되어 있지 않는 한, 이론가들은 억압받는 계급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하여 체계를 고안하고 새로운 과학을 추구하는 유토피아주의자들일 따름이라고 기술했고,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이 새로운 사회의 요소들을 단지 머리 속으로밖에 짜낼 수 없었던 것은 이 요소들이 낡은 사회에서는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며 그 결과 역사가 아닌 인간의 이성에 새로운 체계와 과학을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유토피아주의자'는 마르크스에 의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되었다. "유토피아주의자란 정치라는 형식구조를 사회적 기반으로부터 분리시켜 그것을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교의로 내세우는 사람들이다."


푸리에, 생 시몽, 오언 등 협의의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의 특징은 첫째, 프롤레타리아트와 전혀 결합되지 못했으며, 둘째, 사회계층의 재교육 등 평화적인 방식으로도 계급없는 사회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은 점에 있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유토피아 사회주의자들이 이와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공산주의이론의 여러 주요관점들을 포착하고 있었음을 강조한다. 예컨대 푸리에는 야만·부권(父權)·미개·문명이라는 4개의 사회발전단계를 설정한 뒤 각각의 단계를 일련의 경제적 진화과정으로 특징지웠고, 경제적 상황을 정치제도의 토대로서 받아들인 생 시몽은 사회 내부의 경쟁관계를 통하여 계급대립을 파악함으로써 변증법적 역사관의 첫 발을 내디뎠다. 로버트 오언은 데이비드 리카도의 고전경제학을 바탕으로 "문명시대에는 가난이 잉여(剩餘) 자체에서 유래한다"는 푸리에의 명제를 임금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의 관계로 옮겨 놓았다.


카를 카우츠키의 〈현대 사회주의의 선구자들 Die Vorlaufer des neueren Sozialismus〉이나 에른스트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 Das Prinzip Hoffnung〉와 같이 과학적 사회주의를 공상적 사회주의의 정점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도 없지는 않으나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독일 이데올로기 Die deutsche Ideologie〉(1845)에서 이미 지적했다시피 공산주의는 만들어져야 하는 상태가 아닌 현실적인 운동이며 운동의 조건들은 존립하고 있는 전제들로부터 생겨난다. 공산주의 혁명이 전통적 소유관계와의 단절을 의미하듯이, 공산주의가 그 발전과정에서 공상적 사회주의 등 전래된 사상들과 단절되는 일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