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민주화운동의 진실 [홍진표]
80년대 민주화운동에 가담했던 386들은 세간의 추측과는 달리 대체로 큰 고생을 하지 않았다. 북한과 직접 연결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감옥에서 긴 시간을 보내지도 않았다. 특히 84학번이후의 이른바 전대협세대들은 87년 6월항쟁을 맞는 바람에 매우 짧은 기간 감옥생활을 했다. 82학번 운동권중에서 비교적 별(?)이 많은 필자도 강제징집으로 30개월 군대생활, 국가보안법으로 두차례, 집시법으로 한차례 투옥되었는데, 두 차례나 집행유예를 받아 수감기간은 총 2년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이 시대에 고문과 최루탄 등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있고, 분신과 투신 등이 있었다. 그러나 군사정권하에 있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매우 양호한 편이다. 예컨대 아르헨티나는 ‘추악한 전쟁’으로 불리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8년 동안 최소한 6000건의 살인 및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칠레의 피노체트 정권시대에는 사망자 3천여명, 실종 1천여명, 고문불구자 10만 명, 해외망명 및 국외 추방자가 100만 명에 이르렀다. 80년대에 민주화의 몸살을 앓던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의 여러나라도 한국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고, 더 가혹한 인권유린에 시달렸다.
그런데 근래 과거사 규명과 관련하여 한국이 마치 남미의 군사독재시대처럼 법이 완전히 무시되는 암흑시대를 거친 것처럼 과장하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 적지 않은 국민들은 이런 과장논리에 정서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대한민국의 과거를 더 어둡게 더 악하게 묘사해서 무슨 이득을 얻자고 이러는 걸까? 민주화운동 경력을 부각시키고자 이런 왜곡과 과장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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