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로당과 건국초 발생한‘국회프락치사건`

‘국회프락치사건’은 1948년 5*10 총선거에 의해 국회가 구성된 후 원내에서 정치노선을 명확히 확립하지 못했던 급진세력들이 남로당원들의 사주를 받아 국회장악을 시도하려했던 공안 사건이다.

당시 제헌국회(制憲國會)의 김약수를 중심으로 한 동성회(同成會)소속 소장파 의원들은 남로당 특수공작부 국회담당책 하서복과 남파 여간첩 정재한의 지령을 받아 ‘자유주의에 입각한 진보적 민주정치 실현’을 표면에 내세우면서 국회장악을 시도했다.

이들 소장파 의원들은 정부수립 직후부터 ‘외국군대(미군)의 완전 철수’를 요구하던 북한 정권의 주장과 보조를 맞추었다. 외국군대의 철수 외에 이들이 제시한 ‘7원칙’에는 남북한 정치범석방, 반민족자 처단, 조국방위군의 재편성, 보통선거에 의한 최고입법기관의 구성, 남북 정당단체 대표에 의한 정치회의구성, 헌법개정 등을 노골적으로 주장했다.

실제로 1948년 10월 13일 노일환, 김약수 등 총 47명의 국회의원들은 외군철수 긴급동의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의 선전선동과 당시 소련의 ‘미*소 양군의 한반도 동시 철수’요구를 받아들인 미국은 1949년 6월 미군은 한반도에서 완전 철수를 감행했다.

진보를 가장한 이들의 공작은 공안경찰의 수사를 통해 여간첩 정재한의 음부(陰部)에서 비밀 암호 문건이 발견된 후 사건의 전모가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제2회 국회가 폐회된 직후인 1949년 5월 18일 이문원, 이구수, 최태규 등 세 명의 의원이 국보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고 그 후 3차에 걸쳐 김약수 부의장을 비롯한 13명의 의원이 구속됐다.

대부분 월북, ‘在北평통위’ 간부 등을 지내다 숙청

1950년 2월 10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사광욱 판사주심, 박용원*정인상 판사 배심, 오제도*선우종원 검사는 이들에게 최고 징역 12년 형에서 2년 형까지 선고했다. 국회프락치사건은 관련 피고인들이 1심 판결에 불복항고, 2심에 계류 중 6.25를 맞았다. 사건 관련자들은 동란의 와중에서 뿔뿔이 흩어졌다.

김옥주는 반납치되다시피 월북한 것으로 알려졌고 김병회도 6.25때 납북되어 생사 불명상태다. 노일환, 이문원 배중혁, 최태규, 황윤호, 신성균, 김약수, 강욱중, 박윤원, 이구수 등은 모두 전후 월북하여 재북평화통일협의회 간부 등을 지내다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로당은 이 사건이 고안당국에 의해 발각되자 담당검사와 수사관 암살을 여러 차례 계획했다. 이 과정에서 남로당 특수행동대원 이용운에 의해 1949년 8월 12일 김호익(金昊翊)총경이 피살됐다

김필재 기자 spooner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