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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러 부자들 “제주도 한번 가보자”

운영자 2006.03.05 07:13 조회 수 : 2719 추천: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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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in korea]러 부자들 “제주도 한번 가보자”
[동아일보 2006-03-03 03:06]    

[동아일보]
《“내일이라도 당장 제주도로 날아가고 싶습니다.” 지난달 27일 모스크바 중심가 마야콥스키 거리에 있는 한국문화원은 콘스탄틴 코젭니코프 러시아골프협회장 등 골프 관계자들로 붐볐다.

코젭니코프 회장은 이날 매년 열리는 러시아추계골프대회를 올해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제주 서귀포의 중문골프장에서 열기로 하고 박병직(朴炳稷) 관광공사 모스크바지사장과 계약서에 서명했다.

10월에는 200여 명의 골퍼와 가족, 대회관계자 등 러시아인 수백 명이 제주도로 몰려가게 된 것이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은 골프가 뭔지도 몰랐다. 옛 소련 시절 ‘부르주아들의 스포츠’로 배척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골프는 노비 루스키(러시아 신흥 부자)들의 새로운 ‘코드’로 떠올랐다.

‘오일머니’로 부유층이 늘면서 골프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금은 1만5000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9홀 골프장까지 쳐도 전국에 골프장은 3개뿐. 그나마 추위가 닥치는 10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는 문을 닫는다.

19세기 말 제정 러시아가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을 찾아 한반도까지 내려왔듯 러시아 골퍼들은 겨울에도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찾은 끝에 제주도를 발견했다. 가까운 유럽의 골프장은 이미 가볼 기회가 많아 이색적인 제주도를 떠올린 것이다. 코젭니코프 회장은 “회원들이 만족해하면 아예 매년 가을 제주에서 대회를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골프 못잖게 부유층이 즐기는 스포츠가 동호인이 7만5000명에 이르는 스쿠버다이빙. 러시아 다이버들도 벌써부터 5월 초에 있을 열흘 동안의 연휴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매년 이집트와 몰디브로 가던 러시아 최대의 다이빙클럽인 ‘아쿠아나프트’ 회원들은 올해 제주도로 다이빙 투어를 떠나기로 했다. 비용은 1인당 2400달러(약 240만 원) 정도지만 벌써 20여 명이 신청했다. 클럽 관계자들은 모두 100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다이빙전문잡지 기자와 유명 다이버들이 제주도에 다녀온 뒤 내셔널지오그래픽 러시아어판 등에 제주 앞바다의 수중경관을 극찬하며 소개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인 사이에 이처럼 ‘제주 붐’이 일자 러시아 극동 지역 여행사들은 제주도가 모든 외국인에게 ‘무(無)비자 지역’임을 감안해 러시아에서 인천공항을 거치지 않는 직항 전세기를 띄우려 추진하고 있다.

관광공사 박 지사장은 “올해가 마침 제주도 방문의 해인데 ‘프리미엄 관광’을 즐기려는 러시아 부유층들이 많이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 최고 명문대인 모스크바국립대도 제주도에 분교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제이둘라 유즈베코프 모스크바대 자산담당 부총장은 “한국인 초빙교수인 이해남(李海男) 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제주도 당국과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1991년 4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이 러시아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발을 디딘 한국 땅으로 러시아와의 인연이 각별하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