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가 ‘정경분리’와 경제로 대만을 통일하겠다는 ‘이경촉통’(以經促通)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는 2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대만 기업인 150여명을 초청, “중국 정부는 오랜 애국주의 전통을 가진 대만인들이 평화통일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대만인들이 대만 독립보다 중국 통일정책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에 대한 비난전을 강화하는 등 천 고립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정경분리, ‘경제로 통일유도 정책’=후 국가주석은 대만 기업인들에게 “대만 독립세력이 중국을 분열시키는 것을 허용할 수 없지만, 중국의 무력은 대만 국민을 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에는 자칭린(賈慶林) 정협 주석, 탕자쉬엔(唐家璇) 국무위원, 기타 대만 전담 고위공무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대만 탄장(淡江)대학 장우위에(張五岳) 교수는 “후 주석이 정경(政經)분리 전략을 이용, 경제로 통일을 앞당기려는 ‘이경촉통’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교류창구 ‘대만 해기회’(海基會) 구전푸(辜振甫) 회장은 “간첩사건으로 불안해 하는 대만 기업인들을 안심시키려는 목적이 큰 것 같다”고 관측했다.
◆中, 천총통 고립 위한 선전·외교전 강화=후 주석은 천 총통을 경제인들로부터 고립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관측이다. 후는 “양안 3통이 실현되지 않은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3통 문제는 대만 기업인들이 학수고대하는 양안 민간·경제교류 현안이다.
내년 1월 춘절(음력 설) 때 중국 전세기의 대만 직항 문제에 대해 중국측이 난색을 표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 해기회 쉬후이요우(許惠祐) 부회장은 25일 “중국이 천총통 득표에 도움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전세기 문제는 물 건너갔다”고 말했다.
대만 고립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劉建超) 대변인은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전 총리가 25일 대만을 방문, 천 총통을 만난 데 대해 즉각 항의했다. 이번 대만 방문은 31년 전 대만·일본간 외교관계 단절 후 일본 총리 출신으로는 1992년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 이래 두번째다.
(홍콩=이광회특파원 santaf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