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빨리 탄핵 정국이 종식되고 복음으로 하나 되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속히 오게 하소서.”
탄핵정국으로 위기에 처한 국가를 위해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한목소리로 뜨겁게 기도를 드렸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16일 오후 3시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 강당에서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관련,‘나라와 민족을 위한 구국기도회’를 가졌다. 목회자 부흥사 신학자 성도 등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구국기도회는 교파를 초월한 연합모임으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2시간여에 걸친 기도회 동안 진지한 마음으로 통회하고 간구했다.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는 ‘역사의 주인은 누구신가’(창 39:1∼3)라는 메시지를 통해 “사람을 세우시고 폐하시는 이는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이라며 “나라가 어려울 때일수록 기독인들은 하나님 중심,말씀 중심으로 힘써 뭉쳐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기총은 이날 탄핵 정국을 염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기총은 “대립으로만 치달은 정쟁의 결과로 급기야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며 “이제 한국 교회는 대결과 반목으로 깊어지는 국민의 고통을 내 탓으로 여기고 회개하며 기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기총은 이어 헌법재판소의 공정하고 조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또 국민에게도 오는 4·15 총선에 참여,한 표의 권리를 행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기총은 특히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건 국무총리에게 안보와 외교,경제와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해줄 것과 4·15 총선에서 엄정 중립을 지켜줄 것을 주문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총무 백도웅 목사)도 이날 오후 7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강당에서 200여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모인 가운데 비상 시국기도회를 개최했다. 기도회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모임’ 총무 진광수 목사의 사회로 한민족평화연구소 소장 이근복 목사,기독여민회 회장 박후임 목사의 기도,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상임대표 박덕신 목사의 설교,전 KNCC 회장 오충일 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KNCC는 이날 탄핵 사태에 대한 기독인의 공동기도문 등을 통해
탄핵 무효와 국회심판,민주 수호 등을 주창했다. 이들은
“국민을 조롱하는 기만의 정치가 없게 하시고 국민을 섬기는 겸손의 새 정치만 남게 하옵소서"(노동신문의 논조가 아닌가?)라는 기도문을 낭독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종로 5가에서 광화문까지
‘십자가 평화행진’ 퍼포먼스와
촛불행진 등을 벌였다. 교계 지도자들은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단결해야 한다”며 “특히 교회가 한목소리를 내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영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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