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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망한 베트남의 자매 조류독감 환자가 오빠로부터 조류독감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1일 발표는 그동안 세계 의학계가 우려해 온 최악의 시나리오가 사실로 드러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WHO는 이들 자매의 감염 경로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고 전제했지만 자매들이 조류와 접촉하지 않고 이미 감염된 오빠의 결혼식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조류독감은 이미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결합해 인간 대 인간의 감염이 가능한 형태로 변이를 일으켰음을 의미한다.
세계 의학계는 그동안 이같은 변종 출현을 가장 우려해왔다. 전문가들은 사람이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H5N1과 인체독감에 동시에 감염될 경우 두 바이러스가 유전물질을 교환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1956년과 57년 홍콩과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오리독감이 인간독감과 결합해 인간끼리 전염을 일으킨 예가 있다.
WHO는 인간끼리 감염될 수 있는 변종 조류독감이 출현하면 수백만명의 사망자를 낼 수 있어 그 피해는 지난해 세계를 강타했던 사스(SARS·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사스가 전세계에서 8,000명에게 감염돼 이중 800여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지만 97년 홍콩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은 18명의 감염자 중 6명이 사망해 30%의 치사율을 보였다.
더욱이 H5N1 바이러스는 조직·배설물·사체 등에서 오랫동안 잔류하는 데다 백신개발까지는 아직도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더욱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한편 지난달 23일 광시(廣西) 장족 자치구를 시작으로 중국에 퍼지기 시작한 조류독감은 급속도로 중국 전역에 확산되며 중국을 비상체제로 몰아넣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1일 저장성(浙江省)과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윈난성(雲南省)·허난성(河南省)·후베이성(湖北省) 등 5개성·자치구의 5곳에서 조류독감 의심 사례가 새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조류독감은 현재 전체 31개 성·직할시·자치구 가운데 3분의 1에 이르는 10개 성·직할시·자치구의 15개 시·현으로 번졌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조류독감 긴급대책본부를 발족시키는가 하면 농업부·상무부·위생부·세관 등이 조류독감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특히 조류독감 의심 사례가 발생한 상하이(上海)시는 위험지역을 즉각 봉쇄하는 한편 인체로 전염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해당 지역의 가금류 시설에 대해 24시간 소독방역 작업을 실시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베이징/홍인표특파원·유신모기자〉
경향신문, 20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