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 2:16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 온 것이라"

여름방학 앞둔 청소년 빗나간 성형수술 열풍

"이왕 예뻐질 거라면 더 많이, 더 빨리 예뻐져야죠."

비뚤어진 얼짱·몸짱 신드롬이 기승을 부리면서 방학을 앞두고 성형수술과 다이어트에 매달리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완전히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수술이나 단식을 할 경우 각종 부작용의 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은 외모 지상주의에 무방비로 휩쓸리고 있다. 성형외과가 밀집한 서울 신사동과 논현동 일대 병원에는 최근 방학 동안 성형수술을 하려는 중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의 상담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매몰법 등 신기술을 이용해 빠른 시간 내에 수술과 회복이 가능하다고 선전하는 유명 성형외과에는 벌써 어린 학생들의 성형수술 예약이 하루 5∼6건 이상 잡혀 있다.

청담동 J성형외과 정모 원장에 따르면 학생들이 가장 선호해온 눈과 코 성형 외에 요즘엔 지방흡입이나 안면윤곽 축소 등 성인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수술을 원하는 학생들까지 늘고 있다. 성형외과뿐만 아니라 라식수술과 의료용 쌍꺼풀수술을 하는 안과, 박피와 여드름 자국 재생시술을 하는 피부과,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반영구화장(눈썹과 입술 등 특정 부위의 표피에 색소를 넣어 화장한 효과를 내는 일종의 문신술) 업체 등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반영구화장을 하는 강남의 C뷰티센터의 관계자는“성형수술에 비해 자연스럽기 때문에 눈썹이나 눈매를 가꾸려는 여고생 예약 손님이 늘고 있다”며 “가족과 함께 올 경우 학생들은 20% 정도 할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3년째 유명 연예기획사에서 가수 연습생으로 생활하고 있는 박계원(17)군은 “얼굴이 크거나 뚱뚱하면 왕따가 되기 십상”이라며 “얼굴이 작아보이게 하려고 지난 겨울에 코 끝을 높였고, 올 여름엔 치아 수술로 턱선을 날렵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몸짱되기에 중독되다시피 한 학생들도 많다. 체중관리전문업체와 단식원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2주에서 한 달 정도의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경기도 광주와 포천 등지의 일부 단식원은 독서실과 EBS 시청시설까지 갖춰 놓고 ‘10일 만에 체중 10% 감량’ 등의 문구를 내세워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김영진 회장은 “10대는 피부와 뼈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조기 성형수술은 성장 과정에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흉터 제거 등 꼭 필요한 성형이 아니라면 청소년의 미적 성형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희균기자/bell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