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_vars1 | http://headstone.pe.kr/05_Bible_History/South_North/Supply_policy/20031002_rice_trade.ht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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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쌀 북한서 거래
시민단체, 혜산시 장마당 쌀거래 동영상 공개
한국 정부가 북한에 지원한 쌀이 북한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동네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됐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는 10월 1일 일본의 '구출하자 북조선 민중, 긴급행동네트워크(RENK)'와 동시에 대북지원식량의 분배투명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RENK가 지난 9월 북한 혜산시 장마당에서 촬영한 쌀거래 현장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문제로 북한정권에 대한 인식이 곱지 않음에도 북한주민의 생명을 생각해 식량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에서는 국제사회가 굶주린 주민들을 먹여 살리라고 보낸 쌀이 포대 채로 장마당에서 고액에 거래되고 있다"며 대북지원식량의 분배투명성을 촉구했다.
이들이 공개한 테이프는 일본 RENK가 북한 양강도의 도청소재지인 혜산시에서 촬영한 것으로 총 36분의 영상을 담았으나 이날은 15분 분량만 공개됐으며, 이 영상에는 '대한민국'이라고 선명하게 박힌 쌀포대가 열려있고, 그 위에 '호남쌀 190원'의 가격표가 꽂혀 있다.
이는 1kg에 190원이란 뜻이며, 양강도 혜산시는 북-중 국경에 인접한 관계로 내륙지방에 비해 물가가 싼 점을 감안할 때 다른 지역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 이들은 "현재 북한 노동자들의 월급이 대략 2000원 정도라는 사실에 미루어 볼 때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지원식량'은 굶주리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테이프에는 촬영자가 "쌀의 질이 낮다"고 하자 북한의 한 아주머니가 "햅쌀이다"라고 말하는 장면과 촬영자가 "너무 비싸다"라고 하자 "십원 가지고 뭘 깎으려 하는가. 포대채 사가면 더 싸다"고 답하는 장면도 들어있다.
영상 자료에 담긴 북한의 장마당은 남한처럼 상점 등이 몰려 형성된 것이 아니라 동네 골목 담벼락에 동네 사람들이 들고 나온 옷가지나 식료품, 야채, 쌀 등을 진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거래하는 일시적으로 생긴 장이다. 또 장마당의 풍경은 복잡하지 않고, 한산하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이라는 글씨가 적힌 물건이 나도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한국 정부의 대북지원 사실을 북한 주민들이 알게 된 것만으로도 반가운 일이나 장마당에 나도는 쌀은 당, 군, 보위부 등 독재기관을 통해 유통되는 것으로 힘있는 자들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는 식량이 되고 있어 본래의 취지와 크게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한 탈북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쌀을 가지고 가면 고위기관 사람들이 '쌀이 썩은 것 아니냐', '오래된 것 아니냐'고 일부러 트집을 잡아 이런 명분으로 쌀을 빼돌린다"며 "또 배분할 때도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권력기관이 먼저 가서 받는 등 힘있는 자들은 쌀을 쌓아두고 주민들은 굶주려 북한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한국 정부측은 '차관형식으로 이뤄져 북한이 알아서 처리하게 끔 돼 있다'며 '북한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설명하지만 지원되는 쌀은 판매용도가 아닌 분배용도"라며 "한국 정부는 굶주리고 있는 북한주민에게 제대로 분배되는지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이에 앞서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사무총장도 "북한 청진시 장마당에서 한국산 쌀이 거래되고 있다"며 이를 입증하는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대북지원식량 분배투명성을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독립신문> 이혜원 기자 hwlee@independen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