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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관계 타임誌 최신호 "김정일은 웃고 있다"

운영자 2004.06.16 22:38 조회 수 : 1767 추천: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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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誌 최신호 "김정일은 웃고 있다"


"한국내 이념교육 변화 주한미군 감축 한·미동맹 동요 등 승자는 北"



<☞타임誌 아시아판 바로가기>

“서울의 한 초등학교 4학년 교재로 쓰이는 이야기 책에는 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악한 용’의 방해로 결혼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여기서 강은 비무장지대(DMZ)를 의미하는 것이고, ‘악한 용’은 미국을 상징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1일자 아시아판 최신호 표지에 군복 차림의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흡족한 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을 싣고, ‘이 사람이 왜 웃고 있을까’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를 게재했다.

타임은 50여년 전 한국전쟁 당시 250만명 희생자들의 피로 쓰였던 한반도의 현상유지(status quo)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내 좌파 민족주의(leftist-nationalist) 대통령과 정당의 집권, 일본·중국 등 인접국들의 대북(對北) 태도 변화, 한·미 동맹관계의 동요, 한국내 이념 교육의 변질, 핵 개발에 따른 북한 체제의 입지 강화 등으로 주변 정세가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어 김정일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는 것이다.

타임은 김정일이 외부세계를 이용하는 솜씨는 놀랍고도 일관되게 교묘하다고 평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취해진 ‘햇볕 정책’ 이후 한국이 대북관계를 냉전에서 화해 쪽으로 선회한 것은 북한이 붕괴할 경우 초래될 막대한 통일비용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점도 김정일은 재빨리 간파했다는 것.

갑자기 한국은 김정일이 가장 절실히 원하고 있는 그의 생존을 바라는 입장이 됐다.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은 한·미 관계에 쐐기를 박는 계기가 됐고, 미국측의 해외미군 재배치 검토(GPR)를 이유로 한 주한미군 감축 등 양국간 긴장관계까지 초래했다면서, 이동복(李東馥) 전 남북고위급회담 남측대표의 말을 빌려 “승자는 북한”이라고 타임은 평가했다.

타임은 한·미 동맹관계가 건강한 상태와는 거리가 있다고 전제, 한국의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의 북한 핵에 대한 평가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미국 관리들의 입장과 달리 “확실치 않다”는 식으로 적잖은 편차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또 “최근엔 한국 신문들도 북한의 어려운 실상을 전하던 과거와 달리 남북 경협 진전과 북한의 경제개혁 진척 등에만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면서, 한국 내의 이러한 변화들이 한·미 동맹을 긴장관계로 몰아넣고 있다고 풀이했다.

‘적’에 대한 증오와 두려움을 가르치던 한국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북한 상점들 사진이 실리고, “많은 북한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진설명이 실리고 있으며, 북한에선 한국 우편물 배달이 금지돼 있다는 언급은 전혀 없이 초등학생들에게 북한 어린이들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권유하고 있다는 예도 들었다.

게다가 주변국들의 태도도 이해관계에 따라 변화하고 있어 김정일은 그들간의 평형이 어그러지도록 하는 이상의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면서, 김정일이 왜 웃는지 이젠 알겠느냐고 타임은 반문했다.


(윤희영기자 hyyoon@chosun.com )


입력 : 2004.06.16 05:35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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