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왜 그랬을까?

고이즈미가 갑자기 북한을 방문하여 납북 일본인 5명의 귀환과, 실종된 10명에 대한 진상조사 약속을 대가로 식량 25만톤과 의약품 1000만 달러의 지원을 약속하고, 이에 더하여  대북 경제제재 법안을 발동하지 않기로 했다 한다. 이를 놓고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고이즈미의 이상한 협상과 준비 부족 등 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 2002년9월에는 그토록 차분하고 기세 있었던 그가 이번에는 왜 서두르고 허둥댔을까? 그만큼 급박한 무엇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02년 2월, 부시가 ‘악의 축’을 내걸고 일본과 서울을 방문했다. 6개월 후, 고이즈미가 세상을 놀라게 하며 김정일을 전격 방문하여 납북 일본인의 안부를 확인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 또 서둘러 북한을 전격 방문했다. 이 모든 것은 부시 행정부와 사전교감 하에 이루어 졌을 것이다. 미국과의 사전 교감 하에 고이즈미가 밑지는 거래를 하면서 서둘러 일본인을 데려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일본인을 빨리 데려와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고, 둘째, 불리한 약속을 지키기 전에 김정일이 제거될 수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은 지금 부부사이라 해도 좋을 만큼 일심동체다. 미국은 한국과의 결별을 서둘러 앞당기고 있다. 일본은 납북 일본인들을 서둘러 데려오고 있다. 이 두 나라가 동시에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은 늘 일본인 납치를 거론하면서 일본에 대한 미국의 애정을 표현했고, 결전의 시각이 다가오자 부시는 고이즈미에게 북한이 파괴당하기 전에 일본인을 서둘러 구출해오라고 귀뜀했을 것이다.  

부시는 왜 한국과의 인연을 서둘러 자르려 하는가? 명분이 있고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상상을 초월하는 한국의 배신행위가 미국인들을 분노케 했다. 한미동맹관계가 끊어지면 미국은 한국정부의 사전 동의 없이, 그리고 한국인의 피해를 많이 걱정할 필요도 없이, 미국의 주적인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

부시와 고이즈미의 서두름은 김정일을 행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이제까지 김정일과 남한 좌익들은 주한미군철수를 지상목표로 알고 투쟁해 왔다. 지금 그들의 뜻이 거의 100% 달성되었다. 전술적으로는 100% 이긴 전투였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고 만 것이다. 그들은 결국 김정일의 운명을 단축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전투에서 이긴 것이 전쟁을 지게 한 것이다.     


                 2004. 5. 26